간편함, 빅사이즈, 스토리텔링...틈새 시장 공략해 소비자 마음 저격

머니투데이 신재은 에디터 2022.10.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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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th 소상공인 쇼케이스데이] 발 빠른 뷰티·패션업계, 소비자 요구에 기반한 브랜딩이 정답
뷰티 패션 전문 기업, 글래버, 리에이크, 플루케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이 쏟아지는 뷰티·패션 업계. 그 어느 분야보다 치열한 만큼 소비자의 니즈에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소비자의 작지만 소중한 목소리를 파악해 브랜딩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이유다.

소비자들의 소구를 파악해 틈새시장을 공략,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브랜딩을 구축하고 있는 우수 소상공인 기업 글래버, 리에이크, 플루케를 소개한다.



리무버 no, 손톱손상 no! 쓱 바르고 쓱 떼는 네일, 플루케
매니큐어, 젤 매니큐어, 네일스티커, 네일팁 등 셀프네일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간편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램프로 네일을 굽거나 아세톤 또는 푸셔로 네일을 제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쓱 바르고 스티커처럼 쏙 떼어내는 셀프네일 제품은 어떨까? 게다가 인체는 물론 자연에도 해를 주지 않는 안전성까지 갖췄다. '안전하고 편리한 네일 제품' 이것이 플루케의 시작이다.



플루케에서 개발한 어도러블 네일/사진제공=플루케플루케에서 개발한 어도러블 네일/사진제공=플루케


플루케(대표 박영란)는 네일 제품도 '화장품'이라는 점에 집중하면서 일명 '얼굴에 바를 수 있는 네일'을 구상했다. 플루케의 어도러블 비건네일은 일반 매니큐어처럼 쓱 바르기만 하면 된다. 박영란 플루케 대표는 "플라스틱이나 휘발성 유기화학물을 쓰는 타 제품과 다르게 저희 제품은 물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냄새도 거의 없다"며 "제거 또한 별도의 리무버나 푸셔 없이 떼어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국적화학기업 화장품 원료사업부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박 대표는 K-뷰티의 위상과 가능성을 네일 분야에서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국내 최초로 친환경 비건 수성 네일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플루케의 어도러블 비건네일은 저자극이 아닌 무자극 제품으로 피부에 바를 수 있을 정도다.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통기성과 물 투과성이 뛰어나 손톱 손상도 적다. 박 대표는 "색조화장품을 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만큼 화장품에 유해 성분이 포함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라며 피부 자극 테스트도 완료했다.


플루케는 창업 첫해인 2019년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인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수료하고, 2020년 한국벤처투자협회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와디즈의 크라우드펀딩으로 본격적인 대외 마케팅을 시작해 약 3년 만에 일본 프라자, 로프트, 도큐핸즈 등 주요 매장에 입점하며 10배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제품의 핵심을 '컬러'로 설명한다. 안전성과 간편함도 좋아하지만 제품의 근본인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컬러'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사업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큰 가슴 체형 소비자의 편안한 하루를 약속하다, 글래버
글래버의 대표 상품 '벌어짐 없는 솔루션 셔츠'/사진제공=글래버글래버의 대표 상품 '벌어짐 없는 솔루션 셔츠'/사진제공=글래버
글래버(대표 서미래)는 C컵부터 I컵까지, 가슴이 큰 여성들의 평범하고도 편안한 하루를 위한 옷을 제조하고 있다. 65F컵인 서미래 글래버 대표와 75I컵 서미지 디자이너는 지난 2021년 5월 본인들을 위한 옷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창업했다.

글래버는 가슴이 큰 소비자들이 불편한 시선에서 벗어나 원하는 옷을 편안하게 선택할 수 있게 노력하는 패션 및 라이프 브랜드다. 서 대표는 "가슴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부분이지만 앞판과 뒷판이 같은 사이즈로 제작되는 기성품 특성상 활동성이 저하되고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감내해야 할 때가 있다"며, "저와 서미지 디자이너가 65F, 75I컵으로 기성복을 착용하며 실제 느꼈던 불편함을 바탕으로 몸에 맞는 핏과 편안함을 둘 다 잡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글래버의 대표 상품 '벌어짐 없는 솔루션 셔츠'/사진제공=글래버글래버의 대표 상품 '벌어짐 없는 솔루션 셔츠'/사진제공=글래버
글래버는 자체 개발한 볼륨감 있는 패턴을 사용하면서 큰 컵 여성을 위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 상품인 '벌어짐 없는 솔루션 셔츠'는 와디즈 클라우드 펀딩에서 5,614%, 평점 4.9점을 달성하는 등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현재 건강한 여성을 위한 편집샵 스페이스살림의 '다른상점'에 입점하고, 라이브커머스와 오프라인 쇼룸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글래버는 브랜드 런칭 후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출산으로 인해 커진 가슴으로 고민하는 아내를 위한 남편, 교복 셔츠 대신 글래버 셔츠를 입는다는 학생, 자매 또는 모녀가 서로 추천해 함께 착용한다는 후기, 편안함에 반해 골프웨어로 사용한다는 소비자까지 다양한 응원을 받고 있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서 대표는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퍼지며 큰 컵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트렌드 속에서 큰 컵 여성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 대표는 "큰 컵 여성들을 위한 전용 패션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큰 컵 의류 및 속옷 브랜드들이 입점해 사이즈에 민감한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야기 가득한 삶을 만들어나가는 브랜드, 리에이크
이육사 시인의 '하늘이 알알이' 티셔츠/사진제공=리에이크이육사 시인의 '하늘이 알알이' 티셔츠/사진제공=리에이크
브랜드 스토리텔링. 이제 소비자는 제품의 기능 및 성능만이 아닌 브랜드 또는 제품이 담은 '역사'를 구매하고 싶어 한다. 가치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제품으로 풀어내는 브랜드가 있다. 리에이크(대표 고경표)는 '스토리(Story)와 메이크(Make)가 만나 이야기를 만들다'라는 컨셉으로,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를 알리는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

리에이크는 특히 한국의 문화 중에서도 다양한 문학 작품을 주로 다룬다. 이상 시인의 '최후',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등 다양한 문학 작품을 재해석해 패션 및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만들고 있다. 소비자들이 시, 문학 작품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리릭 뉴스레터'를 발간하기도 한다.

국내 생산 원단을 활용하고 국내에서 제조하는 것은 리에이크의 고집이다. 우수한 품질을 위해서다. 리에이크는 현재 무신사, 스타일쉐어, 에이블리 및 아마존(Amazon US) 등 국내외 유명 채널에 입점해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9종의 무신사 단독 상품을 개발해 실시간 랭킹 5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나태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 맨투맨/사진제공=리에이크나태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 맨투맨/사진제공=리에이크
최근에는 풀꽃 연작시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작품과 가수 윤딴딴의 '니가 보고 싶은 밤'을 새롭게 재해석한 제품군을 출시하는 등 다양하게 이야기의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고경표 리에이크 대표는 "2023년에는 대표 디자이너의 해외 수출 의류 제작 경험을 살려 본격적으로 아마존(Amazon US)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예정"이라며 "미국, 일본, UAE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스타그램을 통한 구매 문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리에이크는 리릭 뉴스레터와 리에이크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연계해 리에이크 고객 커뮤니티를 구축할 계획이다. 고경표 대표는 "단순 패션 브랜드를 넘어 고객과 함께 제품을 기획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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