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자율주행' 모빌아이 IPO 앞두고 몸값 대폭 낮춰"…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10.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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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기업가치 500억→200억 달러 조정 검토"…
얼어붙은 시장 상황, 시장 관심 키우기 고려한 듯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의 자율주행차량 /사진=모빌아이 제공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의 자율주행차량 /사진=모빌아이 제공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이 기업공개(IPO)를 앞둔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의 기업가치를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인텔이 언급한 IPO 목적과 최근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등으로 얼어붙은 IPO 시장의 상황을 반영한 행보로 해석된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모빌아이의 기업가치를 당초 500억 달러(약 71조200억원)에서 200억 달러 아래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발행주식도 기존 계획보다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두고 소식통은 모빌아이의 주식을 낮은 가격에 소량으로 상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빌아이는 2017년 인텔에 153억 달러에 인수되기 전인 2014년 기업가치 50억 달러에 상장된 바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모빌아이 상장은 높은 평판과 더 많은 사업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며 "인텔은 모빌아이 IPO로 조달한 자금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모빌아이의 IPO 목적이 자금조달이 아닌 인텔의 자율주행차 사업부 홍보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인텔은 모빌아이 B주식 전부를 소유한 대주주로, B주식 한 주는 A주식 10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이 있다.



모빌아이는 IPO 준비 상황을 반영해 당초 이날로 계획했던 투자설명회도 18일로 하루 연기했다. 다만 상장 예정일은 여전히 오는 26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모빌아이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8억5400만 달러였고, 순손실은 6700만 달러였다.

WSJ은 모빌아이의 이번 상장이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 압박과 경기침체 공포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미국 IPO 시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현재 미국 IPO 시장은 1995년 이후 자금 조달액이 최저치에 머무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미 뉴욕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모두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이 빠진 약세장에 진입했고, 주요 기업의 주가는 IPO 당시 주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 대부분이 올해 계획했던 IPO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미국 증시에서 50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기술기업 IPO는 238일 동안 중단됐다. 이는 금세기 최장기간 IPO 중단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00년 초 닷컴버블 붕괴 당시 기록도 갈아치우는 수준이다.

WSJ은 모빌아이의 IPO 성공 여부는 올해 말 상장을 앞둔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또 모빌아이의 기업가치 하락은 이미 한 차례 기업가치를 조정한 인스타카트에 또 다른 시련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스타카트는 지난 5월 내부 평가에서 기업가치를 기존보다 38% 낮춘 240억 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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