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밉상 됐다" 카카오 직원들 침울…"억울해" SK C&C에 불만도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성남(경기)=배한님 기자 2022.1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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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와이어로프 등 복구작업을 위한 자재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와이어로프 등 복구작업을 위한 자재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당혹스럽다"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지만 화재를 잡지못한 SKC&C 보다 고객사인 우리가 더 얻어터지니 씁쓸하다"

지난 주말 시작된 초유의 '카톡 대란'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은 카카오 (40,850원 ▲850 +2.13%) 안팎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되고 있다. 혁신성으로 칭송받던 국민 메신저 기업에서 일순간 국민 밉상기업으로 전락해서다. 다만 현장에서 복구작업에 나선 카카오 직원들은 이같은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감정동요 없이 묵묵히 서비스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17일 찾은 경기 성남 판교의 카카오 본사인 판교 아지트는 평소보다 더 북적였다. 카카오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직원들이 장애대응을 위해 사무실 출근을 택했다. 실제 판교 아지트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지난 15일 밤, 토요일임에도 전 사옥에 환하게 불이 밝혀졌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는 카카오페이 (27,200원 ▲700 +2.64%) 등이 쓰는 일부 서버를 서울 가산동의 재해복구센터로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카카오 직원들은 여론의 십자포화에 애써 덤덤한 표정이다. 오히려 외부의 비판을 의식하기 보다는 최대한 서비스 복구에 속도를 내자는 분위기다. 판교 아지트에 입주한 계열사 직원 A씨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부분은 자극적이고 오해도 많아서 거기 신경쓰기보다 급한 장애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 직원 B씨 역시 "내부 분위기는 잘못한 부분에대해 사과는 사과대로 제대로 하고 서비스 복구는 잘 해보자는 분위기다"며 "동료들이 어느때보다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부 임직원들은 지난해 골목상권 논란에다 최근 주가하락까지 겹친 와중에 최악의 서비스 중단사고가 벌어진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카카오 관계자는 "악재가 연이어서 터지고 국민밉상이 되니 직원들의 자긍심에도 생채기가 났고 회사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침울한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지난해 모 계열사 임직원의 주식매도 사태와 최근 쪼개기 상장논란에 따른 이미지 추락여파로 서비스 장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열심히 한국IT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서비스 장애로 일순간 물거품이 되어버린 느낌"이라면서 "다만 화재를 막지 못한 SKC&C보다 고객사인 우리가 더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무리 봐도 답답하다"고 억울함을 에둘러 말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카카오의 이중화 부실 문제를 거론하는 등 SK C&C가 화재 책임을 축소하려는 듯한 발언을 내뱉는 것에 대해 격앙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SK C&C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장애복구를 위해 IDC센터를 찾는 카카오 직원들에대해 출입과정에서 보안점검을 위해 소지품 검사와 함께 인솔자를 불러오도록 해서다. 현장에 있던 한 카카오 담당자는 "장애를 처리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지원 인력이 올 때마다 정문까지 인솔자를 나가도록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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