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죽쑤는데…" 디티앤씨알오, 1607억원 제시…PER 23배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10.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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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죽쑤는데…" 디티앤씨알오, 1607억원 제시…PER 23배


국내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체 디티앤씨알오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대 1607억원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단순 연환산 한 추정 연간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23.5배다.

디티앤씨알오는 설립 6년차의 비교적 신생 CRO지만, 최근 가파른 실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IPO(기업공개) 시장의 바이오 저평가 기조를 고려하면 다소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이란 평가도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티앤씨알오는 오는 26~2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달 2~3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한다.

디티앤씨알오는 2017년 설립한 CRO 전문회사다.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에 대한 임상시험과 비임상시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스닥 상장회사 디티앤씨 (3,790원 ▼40 -1.04%)의 자회사다.



디티앤씨알오는 통합 임상시험 지원 서비스를 토대로 최근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30억원,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4%, 270% 증가했다. 연간 매출 규모가 2019년 106억원, 2020년 201억원, 2021년 327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도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이 확실시된다.

국내 CRO 시장 성장 전망도 밝다. 여러 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 등에 힘입어 국내 CRO 시장 규모는 2019년 15억2768만달러(약 2조1901억원)에서 2027년 33억1737만달러로 연평균 10.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디티앤씨알오는 생동성시험(생물학적동등성시험), 동물 대상 비임상시험,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모두 다루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CRO다. 국내 다른 CRO 기업은 효능, 독성, 비임상, 임상 등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디티앤씨알오는 원스톱 임상 지원 서비스를 앞세워 국내 CRO 시장에서 비교적 빠르게 자리잡았다.


또 모회사인 디티앤씨와 협력해 CRO에 IT(정보기술)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는 점도 디티앤씨알오의 강점이다.

관건은 밸류에이션이다. 디티앤씨알오의 희망공모가밴드는 2만2000~2만5000원, 밴드 기준 기업가치는 1414억~1607억원이다. 디티앤씨알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4억원이다. 단순 연환산으로 올해 추정 순이익을 68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밴드 상단 기업가치 1607억원은 PER 약 23.5배다.

최근 국내 증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IPO 시장에서 바이오에 대한 투자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은 걸림돌이다. 실제 최근 다른 업종의 IPO는 1000대 1 이상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잇따르고 있는 반면 바이오는 두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또 드림씨아이에스 (2,670원 ▼55 -2.02%), 켐온 (2,170원 ▼40 -1.81%) 등 동종업계 상장회사의 주가는 최근 연저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디티앤씨알오가 일각의 고평가 지적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CRO 경쟁력을 앞세워 공모 과정에서 투자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할지 관심을 끈다.

디티앤씨알오 관계자는 "디티앤씨알오는 비임상부터 임상까지 통합적인 임상 서비스를 지원하며 고객에 임상 기간 단축, 비용 절감 등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토대로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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