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올라가라"…반도체주 상승에 1억달러 걸었다[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10.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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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제발 좀 올라가라"…반도체주 상승에 1억달러 걸었다[서학픽]


미국 증시가 전 저점을 깨고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바닥 베팅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증시 상승시 3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 펀드와 테슬라를 대규모로 쓸어 담으며 증시 반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5거래일간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총 1억6357만달러를 순매수했다. (결제 기준 지난 10~14일)



3주째 매수 우위다. 특히 순매수 규모는 직전 주보다 2배 이상 늘었고 매매 양상도 과감해졌다.

"이 정도 떨어졌으면 바닥이 머지않았다"고 판단했는지 증시 상승 때 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펀드가 순매수 상위 종목에 대거 포진했고 증시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인버스 레버리지 펀드는 반대로 대거 순매도됐다.



하지만 지난 5~11일 사이에 S&P500지수는 5.3%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순매수를 이어간 지난 3주일(9/21~10/11) 동안 하락률은 6.9%로 확대된다.

"제발 좀 올라가라"…반도체주 상승에 1억달러 걸었다[서학픽]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였다. 서학개미들은 SOXL을 1억1810만달러 순매수했다.

각각 나스닥100지수와 S&P5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S&P500 ETF(UPRO)도 각각 6077만달러와 631달러씩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마이크로섹터즈 팡+ 인덱스 3배 레버리지 ETN(FNGU)과 마이크로섹터즈 팡 이노베이션 3배 ETN(BULZ)에 대해서도 각각 598만달러와 438만달러씩 매수 우위를 보였다.

FNGU는 미국 8개 빅테크주와 중국 알리바바 및 바이두로 구성된 지수, BULZ는 빅테크주를 비롯해 미국 기술혁신 기업 15개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상승시 3배 레버리지 펀드의 규모는 1억9554만달러에 이른다.

지난 5~11일간 서학개미들이 2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로 1억1651만달러를 순매수했다.

테슬라가 오를 때 1.5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도 450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250달러를 위협받은 시점부터 공격적인 매수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지난 14일 204.99달러로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테슬라는 오는 19일 장 마감 후에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때처럼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서프라이즈'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발 좀 올라가라"…반도체주 상승에 1억달러 걸었다[서학픽]
반면 서학개미들이 5~11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였다. 서학개미들은 SOXS를 3871만달러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이 SOXL을 1억달러 이상 사고 SOXS는 3800만달러 이상 팔았다는 것은 올들어 급락한 반도체주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도 932만달러 순매도했다.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는지 미국 대형 정유주들의 주가를 3배 추종하는 마이크로섹터즈 미국 빅 오일 지수 3배 레버리지 ETN(NRGU)도 대거 팔아치웠다.



이외에 지난주 순매수했던 애플에 대해 소폭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 눈에 띈다. 알파벳 클래스A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는 최근 서학개미들이 꾸준히 팔면서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제발 좀 올라가라"…반도체주 상승에 1억달러 걸었다[서학픽]
10월은 역사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큰 달로 유명하다.

1987년 10월19일 갑작스럽게 증시가 폭락했던 블랙 먼데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역사적으로 하락하던 증시가 가장 많이 바닥을 형성한 달이기도 하다.



이번주에는 테슬라를 비롯해 넷플릭스, 스냅, IBM 등 기술주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증시가 바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존슨&존슨 등 전통기업까지 포함해 이번주에는 S&P500 기업 가운데 거의 60개사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레피니티브가 이미 발표된 3분기 실적과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S&P500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량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에너지 업종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들은 순이익이 3.1%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술적 분석가들은 미국 증시가 지난 14일 하락 마감하긴 했지만 하루 전인 13일 급반등한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는 지난 13일에 부정적인 소비자 물가지수(CPI) 발표로 급락하다 급반전해 상승 마감했다.

에버코어 ISI의 주식, 파생상품, 계량분석 팀장인 줄리안 엠마뉴엘은 "증시가 10월에 바닥을 치고 베어마켓 랠리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역사적으로 중간선거 이후에는 다음 해까지 증시가 긍정적이었는데 이 기간으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8월에 서머(여름) 랠리가 고점을 치고 9월에 급락한 것을 고려하면 역사적 경향에 비쳐볼 때 10월에 바닥을 치고 4분기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현재 투자 심리가 극히 비관적인데다 주식 비중도 낮아져 반등이 나타날 만한 배경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너무 많은 지정학적 이벤트들이 이어지고 있어 랠리가 나타난다고 해도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국채수익률도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올들어 증시는 국채수익률이 하락할 때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최근 국채수익률은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14일 4.023%로 마감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 위에서 거래를 마치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채권시장의 불안한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 지난 14일로 영국 중앙은행(BOE)의 국채 매입은 종료됐고 2주일 후부터는 BOE가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줄이는 양적 긴축(QT)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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