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국 남미에서 '리튬' 등 안정적 확보...경제영토 넓혔다

머니투데이 산티아고(칠레)·몬테비데오(우루과이)·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정진우 기자 2022.10.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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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중남미 순방 리뷰]①공급망·FTA 등 경제안보 실질협력 기반 확대

(서울=뉴스1) =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2022.10.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2022.10.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자원부국 칠레와 리튬을 비롯한 핵심광물을 중심으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남미의 주도국인 아르헨티나와 교역·투자를 비롯해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인구 3억명 규모의 거대 시장인 남미 관세동맹 '메르코수르'(MERCOSUR)와 무역협정 등 경제·통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무총리실은 15일(현지시간)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0~15일까지 칠레와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중남미 3개국 순방을 통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우선 지난 11일 칠레 대통령궁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 면딤 및 공식 오찬을 갖고 양국간 자원 협력 MOU를 맺었다. 칠레는 우리나라와 처음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이자 중남미 대표 우방국이다. 두 나라는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았고, 우리나라 정상급의 칠레 방문은 지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한 총리는 이날 면담에서 보리치 대통령과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인 협력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양국 관계를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또 △통상·투자 △리튬 등 핵심광물 △신재생에너지 △기후변화 △교통인프라 △방산 △남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 총리와 보리치 대통령은 면담 후 한국광해광업공단과 칠레 광업부의 '지속가능한 광업 및 광물자원·밸류체인 협력' MOU 체결식에 임석했다. 칠레의 리튬 매장량은 920만톤(전세계 42%, 세계 1위)이고 매년 2만6000톤을 생산(세계 2위)하고 있다. 미국과의 FTA 체결국인 칠레와 핵심광물 협력 강화를 통해 IRA 대응(전기차 세액공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IRA는 일정 조건을 맞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한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배터리에 사용된 핵심광물이 특정 비율 이상(2023년 40% → 2027년 80%),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한다. 이 요건을 충족하면 미국에서 전기자 1대당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칠레를 포함해 호주, 캐나다 등 20개국과 FTA 발효 중이다.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구리 등 전략 광물의 주요 생산국인 칠레가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인 만큼 이번 MOU를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선 다변화를 확보했다.


한국 기업들은 칠레에서 리튬 개발과 공급협력 등을 추진 중이다. 칠레 광물공사는 칠레 정부가 추진중인 리튬 공기업 후보 기관으로 한국 기업에 호의적이며, 앞으로 우리 기업과 리튬 관련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 = 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총리실 제공)2022.10.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총리실 제공)2022.10.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 총리는 또 14일 오전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두 나라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전통적 주도국이자 우리의 주요 우방국이다.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두 나라는 1962년 수교 이래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한 총리는 이날 면담에서 "리튬 등 전략광물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를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며 "안정적 곡물 교역 등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양국 정부가 계속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그린수소 등 재생에너지, 과학기술, 해양생물 보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 잠재력이 높다"며 "두 나라 간 경제협력을 더 확대하자"고 말했다.

두 정상은 수소를 비롯한 광물자원 등 분야에서 구체적 협력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재생에너지와 수소경제 등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아르헨티나의 생산 잠재력을 결합한 전략적 산업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베아트리스 아르히몬 우루과이 부통령 주최 공식 만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2022.10.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베아트리스 아르히몬 우루과이 부통령 주최 공식 만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2022.10.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앞서 한 총리는 지난 12일 오후 우루과이 대통령궁에서 라카예 대통령과 회담한 후 외교부 별관 산토스궁에서 산업에너지광업부 장관 등 각료들을 접견하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등 경제·통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라카예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우루과이와 한국은 각각 중남미와 아시아의 대표적인 민주국가이자 개방경제를 추구하는 국가로서 실질 협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진전을 위한 라카예 대통령의 관심과 지지를 딩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및 번영에 기여해나갈 것"이라며 "기후변화, 경제안보 등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두 나라가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4개국이 창설한 관세동맹으로 남미 최대 규모의 경제공동체다. 총 인구 2억9500만명(중남미 전체 45%) 규모로, 지난해 GDP는 3조4000억 달러(중남미 전체 62%)에 달한다. 경제 규모나 성장 잠재력으로 볼 때 유럽과 북미 시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루과이는 2022년 하반기 메르코수르 의장국이자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조정국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기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탓에 중남미 지역은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 먹거리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개방경제를 지향하는 우루과이 측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무역협정 협상을 가속화하고 가능한 조속히 협상 타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라카예 대통령은 "우루과이의 적극적 대외개방 정책에 따라 상호호혜적인 통상·투자 협력의 지속적인 확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중남미는 자원에너지와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및 안정화를 위한 유망 협력지역이다"며 "전세계 경작가능 지역의 23%, 산림의 21.5% 등 풍부한 농업자원과 다양한 지형 및 기후를 가진 세계의 농업·식량 기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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