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 개미 몰려 연이틀 상한가?…반전 신라젠 향한 두 개의 시선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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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2년5개월 만의 거래재개 이후 연일 쾌재…급등 두고 시장 시선 엇갈려
단기 차익 노린 투기성 자금 유입에 과도한 상승 우려
"거래정지 전과 전혀 다른 회사…파이프라인·재무구조 대폭 개선" 효과 주장도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라젠은 2020년 5월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된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2022.10.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라젠은 2020년 5월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된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2022.10.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약 2년5개월에 걸친 거래정지를 끝내고 증시에 복귀한 신라젠 (4,445원 ▼65 -1.44%)이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다.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 주가 하락을 점치던 일각의 예상은 빗나갔다. 신라젠의 이례적 급등을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 유입에 따른 상승이란 평가와 체질 개선 이후 기업가치가 부각된 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지난 14일 증시에서 신라젠은 전일 대비 상승제한폭까지 오른 1만4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재개 첫날인 13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신라젠은 2020년 5월 핵심 파이프라인 '펙사벡'의 임상 3상 실패와 전 경영진의 배임 혐의 등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는 등 위용을 뽐내기도 했다. 하지만 2년 이상 거래정지로 많은 개인투자자에게 아픔을 안겼다.



신라젠은 지난 12일 열린 시장위원회를 통해 상장유지가 결정되면서 증시에 복귀했다. 극적인 거래재개에도 신라젠의 주가 향방에 대해 일각에선 부정적 기류가 흘렀다.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국내 주식시장이 직격탄을 맞아 하락장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최근 거래정지 이후 재개된 다른 종목들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제 신라젠 주가는 거래가 재개된 지난 13일 개장 전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며 하향선인 60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개장 직전 매수세가 이어지며 8380원으로 시초가가 형성됐다. 장 초반 강세가 이어지며 상한가에 도달했다. 거래 재개 이틀째인 14일 역시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4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0년 5월 거래정지 때 주가(1만2100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거래 재개 뒤 연이틀 급등한 주가에 대한 해석은 제각각이다. 한때 대장주였던 신라젠이 주식시장에 복귀했기에 과거의 시가총액과 인지도를 기억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신드롬 현상과 같이 대거 유입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와 함께 초단기 투자자(단타)들이 유입돼 과도하게 주가를 높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3일 신라젠의 거래량은 3024만2301주로 코스닥 전체 거래량의 3%에 육박했다. 코스닥 지수가 하락한 날 신라젠이 기록적 거래량과 함께 상한가로 직행한 것을 두고 투기성 자금이 유입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반면 장기간에 걸친 거래정지 및 개선작업을 통해 기업 본연의 가치가 재조명된 게 아니냔 우호적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하락장에서 바이오가 유독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급등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신라젠은 코로나 팬데믹 효과를 보지 못한 종목이다. 오히려 당시 검찰 조사로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거래가 정지됐다.

지금 신라젠은 거래 정지를 당한 신라젠과 전혀 다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란 점도 고려해야 한단 분석이다. 거래정지 이전 파이프라인은 펙사벡 단일 품목이었지만, 현재 플랫폼 기술 'SJ-600' 시리즈와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BAL0891'이 추가됐다.

보유 자금도 눈에 띄게 불었다. 지난해 신라젠 최대주주가 엠투엔으로 변경되면서 1000억원의 자금이 수혈됐다. 거래정지 시점인 2020년 상반기 말 기준 신라젠 보유 현금은 400억원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변동성이 심한 만큼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신라젠의 거래재개 이후 초반 행보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과거 여러 악재와 최대주주의 무책임한 보유 주식 매도 등 회사 신뢰도를 떨어트릴 요소가 다수 존재했지만, 현재 최대주주는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보호예수를 연장하는 등 여러 행보가 개인주주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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