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변한 머스크…美정부에 "우크라 인터넷 요금 5700억 내라"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10.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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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美국방부에 보낸 서한서 비용 청구…
"우크라 스타링크 서비스 비용 더는 감당 못 해"

9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루키우에 설치된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안테나 /AFPBBNews=뉴스19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루키우에 설치된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안테나 /AFPBBNews=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국방부에 수천억 원 규모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서비스 요금 청구서를 내밀었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스타링크 서비스 요금을 미국 정부가 내줄 것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CNN은 보도했다.

CNN이 입수한 정부 문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미 국방부에 "스타링크 서비스의 자금 부담을 더는 떠안을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에 제공한 스타링크 서비스 이용 요금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스페이스X는 국방부에 보낸 서한에서 "올해 남은 기간 1억20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추가로 들 것"이라며 "향후 1년간 이용 요금은 4억 달러(약 5712억400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점령지 탈환을 시도하던 중 최전방 지역에서 스타링크 서비스의 가동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이런 문서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휴대전화 통신망과 인터넷망이 붕괴한 우크라이나에서 단순 인터넷은 물론 정찰 드론과의 연결도 도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공격에 저항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8일 최전선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스타링크 장치 가동이 중단돼 러시아군이 점령한 영토 탈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 "FT의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지적하며 "스페이스X는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약 2만대의 스타링크 단말기 장치를 우크라이나에 기부했다. 이미 80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고, 올해 말까지 기부 규모는 1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CNN은 별도로 입수한 서류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실제 제공된 위성인터넷 단말기 2만여 대 대부분이 미국, 영국, 폴란드 정부 등이 지원한 것이라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스페이스X가 국방부에 요구한 단말기 또는 서비스 비용이 실제 홈페이지에 소개된 가격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당초 우크라이나에 월 500달러의 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계약했지만, 실제론 월 4500달러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1500달러, 2500달러 수준의 단말기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NN은 "스타링크 홈페이지의 소비자 모델은 훨씬 저렴하다"며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스타링크 서비스의 가격은 월 60달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CNN에 "머스크 CEO는 정부로부터 돈을 받으려고 하거나 더는 '이 일'(우크라이나 사태)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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