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윤선정 인턴 디자인기자
14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핵심 반도체 장비업체들인 램리서치, KLAC, LRCX 등은 최근 YMTC(양츠메모리)에 상주 중인 직원들을 철수시키는 등 중국에서의 사업 활동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업체가 YMTC의 기존 장비 지원을 중단했으며 새 장비 설치도 멈췄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장비 세계 1위 기업인 AMAT도 주요 인력의 '탈중국'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것은 한국 반도체 업계다. 중국과 지리적 거리가 가까울뿐더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어 투자처 변경이 용이하다. 장비업체 중 첫손에 꼽히는 AMAT의 매출 약 22%가 한국 시장에서 나오는데,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다. 중국의 대형 고객사들과 거래 중단으로 매출 하락이 예고된 미국 업체들에게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기업이 이미 모두 국내에 거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AMAT와 미국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은 한국에 연구개발(R&D) 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ASML은 2024년까지 2400억원을 들여 화성에 극자외선(EUV) 트레이닝센터와 재제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AMAT는 지난달 북미지역 7개 기업과 함께 1조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업계는 투자 확대로 반도체 업계에 새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온세미는 국내 업체로부터 3500억원어치의 전력반도체 소재·부품·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며, AMAT는 2000명 이상의 국내 직원을 고용한 데 이어 올해 최대 300명 이상의 추가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장비업체들의 거점이 국내에 있다는 것은 단순한 매출 증대 효과 이외에도 기술 이전, 고용 확대 등의 효과를 갖고 있다"라며 "글로벌 반도체 허브로서의 입지 확보를 위해 유치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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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이에 발맞춰 주요 기업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합동으로 네덜란드와 독일의 반도체 부품·장비 업체로부터 총 20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 유치 성과를 내는 등 외국기업의 한국 FDI(외국인 직접투자)가 늘고 있다"라며 "업계와 긴밀한 논의를 통해 주요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