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47% 오른(엔화 가치 하락) 146.253엔에 마감됐다. 엔/달러 환율은 전일 장중 146.3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1998년 8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 수준에서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0.6% 이상 떨어져 100엔당 967원 아래로 내려가면 한국의 올해 1인당 GDP가 일본을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연초 대비 약 26.6% 절하됐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같은 기간 19.5%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만 상승하는 '킹달러' 현상에 양국 통화 가치 모두 크게 하락했으나 엔화 가치 하락 폭이 더 크다.
이종윤 전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은 "에너지와 식량 등 외부요인이 크지만 무역수지가 적자인 상황에서 떨어진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1차적인 목표가 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본이 엔저가 되면 수출 경쟁력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현 상황에서는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엔/달러 환율이 추가로 상승하는 경우 아시아 외환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엔화와 위안화의 가치급락이 아시아 국가의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펀드들이 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자금을 뺄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1400원대인 원/달러 환율 역시 추가 상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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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평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교수는 "미국으로 자금이 빨려들어가는 게 심해지면서 엔저도 나타나고 원화도 약세가 됐는데 만약 아시아 중 취약국가가 위기국면을 보이면 그 영향이 한국이나 일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정책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올리는 주요국들과 달리 일본은행(BOJ)은 여전히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GDP 대비 230%가 넘는 국가부채를 고려할 때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