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도 갈아타도 빠진다…삼·네·카 맴돌다 개미지옥에 빠졌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구경민 기자, 김평화 기자, 김근희 기자 2022.10.1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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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동학개미 성적표]종합

버텨도 갈아타도 빠진다…삼·네·카 맴돌다 개미지옥에 빠졌다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23.6%, NAVER (187,400원 ▲300 +0.16%) -52.4%, 카카오 (53,700원 ▼700 -1.29%) -55.5%.



현 시점 동학개미의 실제 투자 성적표다. 투자자 95% 이상이 물렸다. 종목당 평균 200만~300만원씩 손실 상태다. 일부는 '눈물의 손절'을 하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탔지만 이 저 수익률이 시원찮다. 버티기도, 팔기도 힘든 '총체적 난국'이다.

투자자 99%가 손실…갈아탄 종목도 '마이너스'
13일 머니투데이가 NH투자증권의 개인 고객 계좌 265만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4.56%다. 계좌가 마이너스 상태인 손실 투자자 수는 244만명, 전체의 92.3%다. 아직 플러스 계좌인 고객은 7.7%(20만5000명)뿐이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최고점(6월25일 3316.08) 대비 32.7%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개인 투자자 대부분이 코스피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코스피 인덱스를 꼭지에서 사서 물려 있어도 지금 개인 투자자 평균 수익률보다는 낫다는 얘기다.

해외주식 성적표도 마찬가지다. 지난 7일 기준 해외주식 계좌 53만5000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6.46%다. 그나마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을 보지 않았다면 손실율은 이보다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산 종목들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개인이 많이 보유한 종목 1~3위가 삼성전자(98만684명), 카카오(33만7340명), 네이버(16만3188명)다.


삼성전자 보유고객 98만여명의 평균 매수 단가(평단가)는 7만3538원, 평균 투자원금은 878만원이다. 지난 7일 주가 기준으로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3.6%, 평균 손실금액은 207만원이다. 전체 투자자의 94.4%가 손실이다.

카카오 투자자의 평단가는 11만4250원이다. 지난해 고점(17만3000원)보다 30% 이상 싼 가격이다. 지속적인 물타기로 평단가를 11만원대까지 낮췄지만 이후로도 주가 하락은 이어졌다. 현재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5.4%, 평균 손실금액은 311만원이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평단가는 33만5910원,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2.4%다. 카카오와 네이버 투자로 손실 상태인 투자자 비율은 각각 98.6%, 99.5%다. 사실상 모든 투자자가 물려있는 셈이다.

삼·네·카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 보유 상위 10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카카오뱅크 (27,550원 ▼550 -1.96%)의 경우 보유 고객 9만4000여명이 전부 손실이다.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68%, 평균 315만원씩 손해인 상태다.

버텨도 갈아타도 빠진다…삼·네·카 맴돌다 개미지옥에 빠졌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23,000원 ▼350 -1.50%)(3만9963명)의 평단가는 약 7만원이다. 평균 43.6% 손실을 봤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274,000원 ▼3,500 -1.26%)에도 투자자 2만8485명 중 75%가 물려있다.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1%다.

열성 주주가 많기로 유명한 '셀트리온 3형제'의 손실폭은 유독 컸다. 셀트리온 투자자의 평균 손실금액은 약 700만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67만원, 셀트리온제약은 625만원 손실이다.

삼·네·카에 상처 입은 투자자 일부는 다른 종목으로 갈아탔다. 하지만 갈아탄 종목 또한 수익률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5영업일(10월4일~11일) 동안 삼성전자를 전량 매도한 고객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네이버다. 삼성전자 매도 금액의 약 9%가 네이버로 신규 유입됐다. 하지만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0.36% 오른 반면 네이버 주가는 10% 빠졌다. '팔면 오르고 사면 떨어지는' 게 기분 탓만은 아니다.

카카오를 판 투자자들도 네이버로 많이 갈아탔다. 매도 금액의 10%가 네이버로 흘렀다. 카카오뱅크에는 5.6%, LG생활건강에는 5.4%가 유입됐다. 갈아탄 종목 모두 주가는 같이 떨어졌다. 결국 삼·네·카 안에서만 맴돌면서 손실만 키우고 있는 셈이다.

버텨도 갈아타도 빠진다…삼·네·카 맴돌다 개미지옥에 빠졌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데도 물타기는 계속 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4~12일)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2위는 네이버와 카카오다. 각각 6910억원, 1137억원 순매수했다. 10월들어 약 7% 상승한 삼성전자는 오히려 4566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대부분은 '눈물의 손절'로 추정된다.

투자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주식에 물려있는 투자자들의 걱정도 커진다. 대부분은 코스피가 3000선을 넘었던 지난해 유입된 신규 투자자들이다. 지금껏 단 한 번도 하락장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만큼 하락장에 대한 공포도 크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주식시장의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금 팔 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기초체력이나 경기 사이클 등을 감안할 때 반등할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현금에 여유가 있는 자산가들은 지금 주식을 살 생각을 하고 있다면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지쳐 팔고 떠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팔지 말고 기다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락 이후 상승하는) 경기 사이클이 짧아졌고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도 크게 우려할 부분이 없다"며 "앞으로 1년반 안에는 코스피 3000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0억 이상 자산가, '조·바·이·금'으로 웃었다
버텨도 갈아타도 빠진다…삼·네·카 맴돌다 개미지옥에 빠졌다
자산 10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들은 조선, 바이오, 이차전지, 금속·철강주 등에 주로 투자했다. 수익률도 평균 대비 23%포인트 높았다.

NH투자증권의 개인 고객 계좌 265만개 중에서 코스피·코스닥 상위 각 100종목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기준 자산 10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 투자 비중이 1% 이상인 종목은 65개다.

65개 종목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11.46%로, 전체 종목 개인투자자 평균 수익률(-34.5%)보다 나았다. 65개 종목 중 35개는 코스피 종목, 30개는 코스닥 종목이다.

고액 자산가의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3.4%를 기록한 고려아연 (452,000원 ▼2,500 -0.55%)이다. 개인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19.84%로 전체 평균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철강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금속·철강 업종이 주목을 받은데다 고려아연이 이차전지로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조선, 바이오, 이차전지 관련 종목도 고액자산가 비중 1% 이상 종목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도 높았다. 현대미포조선 (61,900원 ▼900 -1.43%)의 평균 수익률은 37.80%, 현대중공업 (118,000원 ▼700 -0.59%)의 평균 수익률은 1.67%를 기록했다.

올해 조선주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이라고 불릴 만큼 대표적인 주도주로 꼽혔다. 세계 선박 수주 물량을 쓸어온 데다 고환율로 수혜를 받아서다.

고액 자산가가 선택한 이차전지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 (395,000원 ▼6,500 -1.62%), 나노신소재, 에코프로 등도 평균 수익률 7.54%, 9.12%, 4.55%를 기록했다.

경기 방어주로 주목받은 바이오주도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831,000원 ▼2,000 -0.24%)의 고액자산가 비중은 2.3%였고, 개인 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0.5%였다. 케어젠, 한미약품, 툴젠 등도 고액자산가 비중이 1% 이상이었다.

고액자산가 비중이 1% 이상인 종목 65개의 평균 수익률은 대부분 전체 평균 수익률 -34.5%를 웃돌았다. 이를 하회하는 종목은 지씨셀(-55.27%, 이하 평균수익률), 오스코텍(-50.25%), 롯데케미칼(-40.85%), 레고켐바이오(-37.22%), 이오테크닉스(-37.10%), 미래에셋증권 (-35.04%) 등 6개에 불과했다.

또 하나 특징은 국민주로 꼽히는 삼성전자, NAVER, 카카오의 고액자산가 비중이 1% 미만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자산 3000만원 이하인 소액 투자자들의 경우 삼성전자, NAVER, 카카오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삼성전자 투자자 중 자산 3000만원 이하 소액 투자자 비율은 81.3%에 이른다. 카카오는 78%, NAVER는 67%다.

업계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조선주, 이차전지주 등 주도주 등에 투자하고, 삼성전자 등 성장주의 비중을 줄였다"며 "리스크 관리에 더 신경을 쓴 덕분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삼·네·카 불타버린 '증권지옥', 살아남은 종목은? '이 테마'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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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그룹주 등 안정적 '국민주'로 여겨졌던 종목들이 추락한 가운데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 중 방산과 원자력을 제외한 태양광, 조선, 2차전지 업종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위 각 100종목 중 평균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종목은 27개에 불과했다.

HPSP (53,100원 ▼400 -0.75%) 평균수익률이 130%로 가장 높았다. 현대미포조선(37.8%), 고려아연(19.84%), 네오위즈(18.53%), 에스티큐브(17.7%) 등도 수익률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테마별로 보면 '태조이방원'에서 '방'과 '원', 방산과 원자력을 제외한 '태조이'가 '이름값'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부문에선 한화솔루션 (28,350원 ▲700 +2.53%)과 나노신소재가 각각 1%, 9.12% 평균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을 낸 투자자 비율은 한화솔루션이 53.53%, 나노신소재는 73.29%였다.

조선업종에선 평균 수익률 37.8%를 기록한 현대미포조선이 가장 눈에 띄었다. 현대미포조선 투자자 중 95.79%가 수익을 챙겨갔다. 현대중공업도 1.67% 수익률로 선방한 모습이다.

이차전지 부문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평균 수익률이 7.54%로 약세장에서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케미칼도 8.98% 수익률을 기록했다.

방산 업체 중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2~3% 손실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40% 가까이 빠진 기간에 선방한 셈이다.

이밖에 엔터테인먼트(에스엠, JYP Ent.)와 반도체, IT부품(에스티큐브, 비에이치) 등 업종의 주가가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나타냈다.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등 테마가 휩쓸고 간 종목들 위주로 '플러스 수익률'을 남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올해 '삼네카'에서 '태조이방원'으로 갈아탔다면 현명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증시 분위기가 불안한 가운데 살아남은 종목은 탄탄한 장래가 보장된 업종이었다"고 말했다.

개미 배신한 삼·네·카…본전 언제 찾을 수 있을까

버텨도 갈아타도 빠진다…삼·네·카 맴돌다 개미지옥에 빠졌다
삼·네·카에 물린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투자손실을 언제쯤 만회할 수 있을지다.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의 평단가와 증권 전문가들이 내놓은 목표주가의 괴리는 얼마나 될까. 평단가보다 목표주가가 높으면 상승 여력이 있어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평단가보다 목표주가가 낮으면 손실 만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고통이 따르게 된다.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7일 기준 개인 평단가는 7만3538만원이다. 7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가 5만6000원으로 개인 평단가 대비 손실률은 24%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현재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를 개인 평균단가보다 3.8% 높은 7만635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6조원, 10조8000억원으로 최근의 우려대비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며 "3분기부터 업황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 하락시 분할 매수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의 개인 평단가(33만5910원)와 목표주가(33만2238원)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카카오그룹이다. 카카오의 경우 개인 평단가(11만4250원)보다 증권사 목표주가(10만333원)가 더 낮다. 카카오뱅크도 목표주가(3만3620원)가 개인 평단가 5만7225원보다 41% 낮다. 주가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기간 동안 고점에 물린 상태로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광고 예산 축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카카오의 광고 매출도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커머스 매출 성장 둔화와 피어(동종업체) 밸류에이션 하락에 따른 자회사 가치 하락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경기 회복 시그널 확인 후 매수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도 손실 회복의 길이 요원해 보인다. 크래프톤의 목표주가(32만1905원)는 개인 평단가(49만8000원)를 하회한다. 현재 주가는 평단가보다 62%나 빠져있는 상태다. 이런 와중에 최근 증권사들이 크래프톤에 대해 실적 저조를 이유로 목표가를 연달아 내렸다.

다올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에서 '매수'로 낮추고 목표주가는 38만원에서 28만원 하향조정했다.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기피가 심화되는 만큼 단기 신작 성과를 확인하기 전에는 장기 성장전략이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36만→30만원), 대신증권(33만→29만원) 등도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성수기 영향으로 PC부문의 매출이 전분기 대비 크게 늘겠지만 모바일부문에서는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게임의 매출 부진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화평정영'은 4·4분기 매출 비수기에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 둔화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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