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원천 '웹툰' 수출 본격화엔 이 기술이 있었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2.10.1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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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브레인벤쳐스 대표 "메인비즈 통해 성장 발판 마련"

K콘텐츠의 원천 '웹툰' 수출 본격화엔 이 기술이 있었다


"2주 걸리던 번역을 10분 안에 끝내는데, 완성도는 더 정확합니다. 비용도 덜 들고요."

언어 AI(인공지능) 기업 브레인벤쳐스의 김원회 대표(사진)는 웹툰 자동번역 기술에 대해 "K콘텐츠가 해외에 쉽게 서비스되는 길이 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메타포'라 부르는 브레인벤쳐스의 이 서비스는 웹툰에 있는 텍스트를 AI가 번역해 그대로 얹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웹툰 번역본은 수작업으로 말풍선에서 텍스트를 따와 번역하고 다시 붙이는 3번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하다 보니 10분의 1에서 50분의 1의 비용을 들여 1000분의 1의 시간 안에 결과물을 도출하게 된 셈이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건 정확성이다. 사람이 하다 보면 같은 단어를 다르게 번역하는 경우가 있지만 메타포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 일관된 번역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자동번역의 한계도 뛰어넘었다. 예를 들어 "더럽게 꾸물대기는..."이란 말줄임표가 있는 대사를 영어로 번역하면 A사는 "Dirty shit..."(더러운 제길) B사는 "Don't procrastnate like that's..."(이상한 짓 하지마)"로 번역한다. 반면 메타포는 "You're dragging your feet..."로 대사를 옮긴다. 직역하면 '다리를 질질 끌고 있다'는 뜻이지만 원문에 가장 가까운 번역이다.

이런 기술로 브레인벤쳐스는 지난 6월 신한은행과 KT가 참여한 우수기술 스타트업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KT가 투자한 웹툰 전문기업 스토리위즈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기생충에 이어 오징어게임까지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현지에 맞는 번역이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이들의 원천이 되는 웹툰이 손쉽게 번역된다면 K콘텐츠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포의 근간이 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은 활용도가 높다. 일상에서의 언어를 해석하는 능력이 있어서다. 예컨대 C호텔의 매출이 줄어든다면 AI가 댓글을 리뷰하는 방식으로 '청소상태가 불량하다', '레스토랑 고기 맛이 질기다', '도로 교통이 나빠졌다' 같은 분석을 해줄 수 있다. 논술고사나 자기소개서를 분석해 평가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김 대표는 "트리플 메스라는 기술과 빅데이터, 연산이 뛰어난 인공지능 모델로 가능한 결과"라며 "감성평가까지 가능해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좋은 기술이 있어도 성장하기 어려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브레인벤쳐스가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데까지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메인비즈협회)의 스마트서비스(아이콘, i-CON)가 큰 힘이 됐다. 2020년 창업한 브레인벤쳐스는 아이콘 과제 추천 프로그램을 통해 이듬해 창업성장기술개발(R&D) 디딤돌 과제에 선정된 후 밸류업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메인비즈협회의 연구개발 지원을 받은 뒤 한국전자전 출품과 기술홍보 전시의 기회가 생겼다"며 "성장하려는 기업이라면 이런 지원을 통해 세미나 참가와 기술교류의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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