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째깍째깍…'인보사 논란' 티슈진, 신라젠처럼 부활할까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0.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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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까지 거래소 기심위 통해 상장폐지 심의·의결 예정
감사의견 거절 및 배임 등 종합적 요건 심사…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사유 해소 상태
인보사 성분 관련 개별적 요건 심사는 별개로 진행…거래소 "세부 일정 확정된 것 없어"

'운명의 날' 째깍째깍…'인보사 논란' 티슈진, 신라젠처럼 부활할까


코오롱티슈진 (10,750원 ▲110 +1.03%)의 상장폐지 여부가 이달 결정된다. 최근 큐리언트 (4,500원 ▲100 +2.27%)신라젠 (4,510원 ▼5 -0.11%)이 연달아 부활에 성공하면서, 코오롱티슈진의 회생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이번 심사대 오르는 재무구조 관련 사유 외 인보사 성분을 둘러싼 심사 도 추가로 남아있어 넘어야 할 산은 남아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25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2020년 5월 거래정지 이후 3년 5개월여 만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7년 7월 세계 최초로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TG-C)의 허가를 획득하며 급부상 한 기업이다. 코오롱그룹의 이웅렬 전 회장이 각별히 애정을 가지고 키운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도가 높았다.



같은 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코오롱티슈진은 이후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하며, 글로벌 무대 진출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2019년 초 관절세포로 알려졌던 주세포가 신장세포로 확인되면서, 성분 조작 의혹에 휘말렸다.

이에 국내 품목허가 취소부터 주식매매 거래정지까지 급속도로 운명이 기울었다. 순항 중이던 미국 임상 역시 현지 식품의약국(FDA)가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후 8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를 결정 받았지만, 10월 개선기간을 부여 받으면서 회생을 노릴 수 있게 됐다.

2020년에도 굴곡은 이어졌다. 3월 감사 의견거절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 발생했고, 7월에는 횡령·배임을 이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같은 해 4월 FDA가 인보사의 임상 3상 보류지정을 해제하면서, 반등 기회를 마련했지만 임상 지속 여부에 대한 전망을 낙관할 수 없었다.


답답한 행보를 이어가던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말 다시 기대감을 키웠다. 6월 감사의견 거절 관련 상폐 사유를 해소한 데 이어 12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투약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인보사 개발을 위해 설립된 회사였던 만큼, 미국 임상 재개는 거래재개를 위한 핵심 요소로 보는 시선이 많다. 여기에 추가 적응증인 고관절 골관절염 미국 임상 2상 계획도 승인되면서 인보사의 가치를 재차 입증받았다는 평가다. 지난 4월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싱가포르 주니퍼바이로직스와 7200억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이달 상장유지 결정이 내려져도 코오롱티슈진의 주권매매가 곧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개별적 요건과, 종합적 요건에 해당하는 각각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다. 개별적 요건은 인보사 성분 논란, 종합적 요건은 감사의견 거절 등과 연관된 요소다.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기심위의 경우 종합적 요건에 해당하는 심사다. 지난 2월 개별적 요건과 관련된 상장폐지 심의·의결에선 '속개'(판단 보류) 판단이 나왔다. 당초 두건 심사를 이달 한번에 진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지만, 개별적 요건과 관련된 시장위원회는 별개로 개최한다는 것이 거래소의 계획이다. 해당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달 상장유지 결정을 받을 경우 코오롱티슈진 입장에선 큰 짐을 덜어낼 수 있다. 거래정지 기간 종합적·개별적 요건 충족을 위해 노력해 온 만큼, 첫 과제를 해소한다는 것 만으로 후속 심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말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700억원 이상, 지난달 전환사채 발행으로 300억원 이상 총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상태다. 개별적 요건은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와 추가 적응증 획득 등으로 입증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 9년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된 바이오 기업이 전무하다는 점도 티슈진 입장에선 희망을 걸어볼 만한 요소다. 국내 증시에서 퇴출된 바이오기업은 지난 2013년 알앤엘바이오가 마지막이다. 여기에 투자자 보호 강화를 목적으로 상장폐지에 특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거래소의 최근 행보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발 악재에 국내 증시가 적잖은 타격을 받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거래소가 개인투자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지만 증시 침체 속 상장폐지에 힘을 싣기는 다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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