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젠의 2년5개월…거래소 상폐 심사대 통과했던 이유는?13일 신라젠은 시초가인 8380원보다 2470원(29.47%) 오른 1만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정지 직전 종가 1만2100원보다 30.7% 낮은 수준에서 거래가 시작됐으나 상한가를 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신라젠은 2020년 5월 최대주주였던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해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거래소에서 진행된 상장폐지 심사에서 신라젠은 상장폐지 위기 직전까지 갔다.
올초 상장폐지 심사 '1심'격인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상장폐지 결정이 났다. 지난 2월 열린 시장위에서도 개선계획 이행 정도를 지켜볼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 6개월간의 경영 개선기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개선기간 동안 신라젠은 거래소로부터 받은 R&D(연구·개발), 비(非) R&D 개선사항을 이행해 나갔다. 그중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 바이오 총괄 책임자(CMO) 영입 등의 R&D 부분의 개선계획 이행 정도가 상장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신라젠은 그간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인 '펙사벡' 위주의 단일 파이프라인 체제가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항암제 후보물질인 'BAL0891' 등을 추가 도입하며 신약 파이프라인을 늘리면서 기업의 이익 체질을 개선했다. BAL0891은 지난달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것으로 연내 미국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신라젠의 영업이익 체질이 개선될지 불분명했지만 그간의 개선기간 동안 펙사벡 외 다른 파이프라인을 도입한 것이 시장위 심사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며 "신약 개발을 위한 자금도 어느 정도 확보돼 있다는 것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엠투엔은 지난 2021년 7월15일 신라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라젠을 인수했다. 보유 주식 수는 1875만주로 신라젠 전체 발행 주식의 18.23%에 해당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엠투엔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는 책임경영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보유주식 전량에 대해 자발적 의무보유를 확약했다"며 "거래소 심사에서 이번 보호예수 조치를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향후 최대주주, 관계사 등과 긴밀히 협력해 연구개발에 매진할 걸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다.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된 후 2020년 말 기준으로 신라젠의 소액주주 수는 16만5680명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신라젠은 향후 연구개발에 전력해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랜 기간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