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겨운 나라 경쟁자" 반전 미인대회 우크라 대표, 러시아 '합방' 분노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2.10.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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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참가자 올가 바실리브/사진=인스타그램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참가자 올가 바실리브/사진=인스타그램


'전쟁 중단'을 슬로건으로 내건 국제 미인대회에서 주최 측이 우크라이나 참가자와 러시아 참가자에게 같은 방을 배정했다. 우크라이나 참가자의 거센 항의로 주최 측은 룸메이트를 재배정했다.



11일(현지시각) 데일리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의 주최 측은 우크라이나 참가자 올가 바실리브와 러시아 참가자 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에게 같은 호텔 방을 배정했다.

주최 측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두 국가의 참가자가 룸메이트가 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번 대회의 캠페인이 '전쟁과 폭력을 멈춰라'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양국 참가자에게 같은 방을 쓰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러시아 참가자 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사진=인스타그램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러시아 참가자 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사진=인스타그램
방 배정 이후 바실리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강한 유감의 의사를 표했다. 바실리브는 "테러리스트, 전제주의 국가이자 법과 질서가 없는 역겨운 나라에서 온 경쟁자가 내 룸메이트가 됐다"며 "평화·사랑·우정의 가치를 중시하지만 나의 형제자매를 고문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들 앞에서 이 가치를 말할 순 없다"고 했다.

러시아 대표 아스타셴코바도 자신의 가족이 우크라이나 출신이라고 밝히며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아스타셴코바는 "가족 중 유일하게 러시아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은 내게 정말 참기 힘든 일"이라며 "나는 증오에 반대하고 세계 평화를 믿는다"고 했다.

주최 측은 바실리브의 항의를 받아들여 방을 결국 재배정했다.


한편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은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하는 국제 미인대회다. 올해는 전 세계 71개국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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