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신라젠, 상한가 터치…-90% 개미 "버틸까 팔까"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10.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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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라젠은 2020년 5월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된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2022.10.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라젠은 2020년 5월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된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2022.10.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라젠 (4,510원 ▼5 -0.11%) 주식 200주를 보유중인 A씨의 신라젠 평균 매입가는 9만5356원이다. 2020년 5월 거래중단 당시 신라젠 가격은 1만2100원. 29개월만에 거래가 재개된 13일 오전 9시45분 현재 신라젠은 9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A씨의 수익률은 -90%다.



희비가 교차한다.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돈이 29개월만에 생긴 셈이라는 점은 좋지만 당장 팔기에는 마음이 쓰리다. 약 2000만원을 넣었지만 바로 매도하면 10분의1인 200만원 남짓만 되돌아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거래 중단시 종가(1만2100원)에 비해 한참 내린 8380원에 이날 시초가를 형성했다.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소 29개월 이상을 견뎌낸 기존 투자자 전원이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쉽게 팔 수 없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5483명이며 이들의 지분율은 66.1%에 달한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2일 상장유지를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은 일단 환호성을 질렀다. 이성호 신라젠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신라젠이 상장하기 전의 일을 갖고 거래 정지를 한다는 게 납득이 안 됐지만 뒤늦게라도 거래소가 거래 재개 결정을 내리면서 주주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그동안 수많은 투자자들이 걱정했지만 신라젠은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면역 항암제 개발 회사인 만큼 그 보상을 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래재개 첫날 주가 흐름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신라젠 주식을 보유중인 B씨는 "팔 기회가 생겼으니 손절을 해야하는게 맞는 것 같으면서도 본전 생각이 나서 쉽게 매도 버튼을 누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관건은 향후 주가 흐름이다. 거래정지를 겪은 후 돌아온 이전 사례들이 있다.

휴엠앤씨는 지난 2020년 5월 거래정지 후 지난 11일 거래가 재개됐다. 결과는 처참했다.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거래정지 직전 종가가 4555원이었는데 현재 1430원 수준이다.

큐리언트는 지난해 5월 거래정지된 후 지난 7일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정지 전 3만300원이었는데 13일 현재 1만2500원이다.

더이상 '방탄주식'이 아니라는 얘기다. 올들어 국내 증시침체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30~40% 하락하는 가운데 거래정지상태였던 신라젠의 주가는 멈춰있어 '방탄주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위혜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년 넘게 거래가 정지됐다가 재개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좋지 못했던 제약·바이오 장 분위기가 한꺼번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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