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선 이 같은 1~3분기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연간 매출도 무난히 전년보다 두 자릿수 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령의 매출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성장했다. 이제 17년 연속 성장이 가시권인 셈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카나브에 더해 또 다른 성장동력이 추가됐다는 것이 업계 평이다. 회사의 LBA 전략 1호 브랜드인 항암제 '젬자'의 자체 생산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올해 7월부터 자체생산한 젬자 출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LBA는 특허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국내 생산, 허가권, 유통권 일체를 인수하는 전략이다. 보령제약은 2015년 일라이릴리로부터 젬자 유통권을 확보한 데 이어 2020년에는 국내 독점 제조·판매 권리를 인수한 상태였다. 7월 자체 생산에 따라 보령이 판매는 물론 제조까지 맡아 생산과 유통 전부를 운용하는 LBA 전략의 모든 단추가 채워진 셈이다. 젬자는 직접 생산체제 전에도 회사 매출에 큰 기여를 했다. 2016년 95억원이었던 매출은 판권을 인수한 2020년 124억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17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7월부터 전환한 젬자 직접생산 체제는 회사 수익성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접 생산에 따라 원가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젬자에 이어 LBA 전략에 따라 지난해 일라이릴리로부터 인수한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의 매출도 성장세다. 자이프렉사는 지난해 약 1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이 의약품과 동종 성분 의약품 시장 1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령은 자이프렉사 역시 직접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내년 만료되는 카나브의 특허 만료다. 내년 특허만료를 기점으로 제네릭의 시장 침투가 시작되면 10년간 보령 매출 성장세를 이끈 카나브의 시장 장악력을 장담할 수 없다. 보령은 카나브 자체의 적응증을 추가하고 제품 라인업을 늘려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보령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혈압 치료요법으로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단백뇨 감소'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얻은 상태다. 새로운 적응증 추가는 사실상 특허가 연장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특허 방어를 위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카나브 단일제 특허가 끝나고 제네릭이 진입하면 가격하락으로 단일제 매출액 감소는 피할 수 없겠지만 처방수량의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2023년부터 본격적인 LBA 전략 효과 등이 나타나 이익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