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2년5개월 거래정지 마침표…"경영정상화 신호탄"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0.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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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거래소 코스닥 시장위서 '상장 유지' 결정…2020년 5월 이후 극적 부활
13일부터 거래재개…17만 개인주주 자금운용 숨통
"연구개발 매진…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보답할 것"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서울 중구 신라젠의 모습. 2022.2.18/뉴스1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서울 중구 신라젠의 모습. 2022.2.18/뉴스1


신라젠 (4,445원 ▼65 -1.44%)이 상장 폐지 위기에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당장 내일(13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이에 따라 약 2년5개월간 자금이 묶였던 소액주주 17만여명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 회사는 이 결정을 발판으로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2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2020년 5월 거래정지 이후 약 2년5개월 만이다. 신라젠 주권은 13일부터 매매 거래가 재개된다.



신라젠은 이전 최대주주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올해 1월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를 의결했으나, 2심격인 시장위원회에서 6개월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개선기간은 지난 8월 종료됐다.

신라젠은 코스닥 기심위를 앞두고 한국거래소가 요구한 이행 과제를 수행해왔다.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과 비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등을 마치고 지난달 8일 개선과제 이행 내역을 제출했다.



같은 달 20일에는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은 항암제 파이프라인 'BAL0891'을 도입하며, 추가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특히 추가적인 자금조달 계획까지 제출하면서 안정적 파이프라인 개발 지속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2대 주주인 재무적투자자(FI) '뉴신라젠투자조합'이 지난달 만기였던 400억원 규모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한 점도 자금 안정감을 더했다.

이와 별개로 상장 5년 후 실적 기준 미달로 거래가 정지됐던 큐리언트가 지난 7일 거래재개에 성공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2020년 기준 92.61%의 지분을 보유한 16만5680명(보통주식 기준 6632만8111주)의 개인주주들도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신라젠은 거래재개를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으로 삼아 연구개발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신라젠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신장암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까지 임상을 완료해 내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임상 결과에 따라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임상 결과를 토대로 리제네론과 라이선스아웃(LO)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은 서울대 의과대학과 함께 전임상을 진행했다. 우수한 결과를 바탕으로 예정된 기간보다 조기에 완료했다. 이 결과에 대한 논문은 공신력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르면 연내에 국내외에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BAL0891은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내 미국 현지에서 임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BAL0891은 세계 최초(First-in-Class)로 항암 유발 효소에 복합적(Dual)으로 작용하는 기전의 항암물질로 향후 개발 방향에 따라 삼중음성 유방암(TNBC) 등 미충족 수요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신라젠은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최대주주 엠투엔 및 관계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연구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며 "경영정상화를 이뤄내 오랫동안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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