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로 사들였는데 반토막..'불개미 무덤' 된 이 상품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10.13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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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로 사들였는데 반토막..'불개미 무덤' 된 이 상품


주가 폭락에 개인투자자들이 울상이다. 특히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손실이 크다. 레버리지 상품 시장이 '불개미(공격적인 개인투자자)의 무덤'이 된 셈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을 2배로 따르는 KODEX 레버리지, TIGER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49.66%, -49.32%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세(26.93%)를 크게 밑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를 1조5000억원 사들였다. TIGER 레버리지는 300억원 매수했다.

코스닥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의 손실률은 더 크다. 코스닥150 지수를 두배 따르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와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의 수익률은 -65%에 육박한다. 연초이후 코스닥지수는 33.68%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월간 수익률 하위 10종목 중 10종목 모두가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KOSEF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31.2%),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31.3%),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33.4%) 순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

레버리지펀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주가지수 상승에 기대를 거는 레버리지펀드에 연초 이후 3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수익률은 반토막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자금 흐름을 집계한 결과 지난 11일 기준 레버리지펀드 61개에 3조116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최근 1개월에만 1조원 가까이 몰렸다.


레버리지펀드는 선물, 옵션 등 금융 파생상품을 지렛대로 활용해 기초지수 상승률의 통상 1.5∼2배 수익을 추구하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그만큼 평가손실 폭이 커진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2100선까지 까지 밀리면서 레버리지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평균 -47.88%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간 레버리지펀드 투자자들은 평균 13.56%의 손실을 입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연초 이후 -27.44%, 최근 1개월 -7.09%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레버리지펀드의 손실 폭이 훨씬 크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만큼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승에 단기투자로 베팅했다가 지수가 예상치 못하게 하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를 팔지 못해 순매수세가 몰려있게 된 양상"이라며 "올 연말에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 선택시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면서 "생활자금, 여유자금, 투자기간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투자할 필요가있다"고 덧붙였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상품 활용이 높은 편"이라며 "단순한 방향성 매매에서 벗어나 자산의 성장을 추종하는 ETF 본연의 취지를 따라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크고 시장의 노이즈가 많을수록 리밸런싱으로 인한 손실이 늘어난다"면서 "레버리지 ETF는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방향성 매매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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