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0일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가 지난 8월 100.1로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6월 94.2, 7월 91.3, 8월 87.7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전·월세 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많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22.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0.50%p 인상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와 기업을 합해 이자 부담이 12조2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 전체 인상분(2.50%p)을 반영하면 1년 2개월 만에 가계와 기업이 추가로 내는 이자는 6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대출금리가 연내 8%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연 3.50%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해 "다수 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리는 11월에도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기준금리가 3.50%에 도달하면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가계와 기업이 부담하는 이자는 모두 73조2000억원 규모로 는다.
회사채 금리가 크게 올라 은행 대출로 연명하는 기업들도 버티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 0.50%p 인상으로 기업대출 금리는 0.52%p 오르고 기업들이 더 내야 하는 이자는 6조12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 2.50%p 인상으로 늘어난 기업들의 이자부담액이 30조원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기업 신용(빚)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경기 둔화, 대출금리 인상, 환율·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질 경우 기업 전반의 이자 상환 능력이 약해져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보다 상당폭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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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금리(1년 만기 기준)도 5% 돌파가 목전이다. 우리은행은13일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7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1.00%p 인상한다. 비대면 전용인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3.80%에서 연 4.80%로 오른다. NH농협은행도 14일부터 예금 금리는 0.50%p, 적금 금리는 0.50∼0.70%p 각각 인상해 반영한다.
가파른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이 가속화하면서 가계대출 한파가 계속되고 시중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더욱 또렷해질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99조8141억원으로 불어나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690조366억원)과 견줘 올 들어 110조 가까이 뭉칫돈이 몰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최고 8%까지 오르고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예금금리 인상은 빚이 적고 현금 자산이 많은 고소득자에 버팀목이 되지만 대출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은 더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