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GIO(위)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머니투데이 DB
네이버(NAVER (171,400원 ▼1,900 -1.10%))·카카오 (36,500원 ▼900 -2.41%)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새 경영진의 리더십에 대한 시장 신뢰가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양사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빅테크는 지배구조나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만, 네이버·카카오는 소유와 경영이 완벽히 분리됐는지 상장이나 M&A와 같은 중요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위기 상황일수록 경영 투명성을 높여야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오늘날의 위기가 지배구조와 연관된다고 봤다. 위 교수는 "네이버는 이 GIO의 리더십이 지나치게 견고해 새로운 변화가 어려운 반면, 카카오는 김 센터장이 빠지면서 '자중지란'(自中之亂)이 발생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현 경영진의 경영능력과 독립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최근 네이버가 미 C2C(개인간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를 발표하자 '패닉셀링'(공포매도)이 이어진 것도 경영진에 대한 신뢰와 무관치 않다. 네이버의 미래비전을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80%를 쏟아부으니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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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원장은 "내부 검토 결과 굉장한 시너지가 예측돼 '다소 비싸다'란 우려에도 인수를 추진키로 했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라며 "사업 전략상 모든 걸 밝히긴 어렵겠지만 지금은 명확한 소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라면 주주총회에서 '인수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는 비판이 빗발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플랫폼 공로는 잊고 잘못만 부각…규제 프레임 바꿔야
온라인플랫폼공정화네트워크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플랫폼의 공(功)은 저평가되고 과(過)만 증폭되는 현실"이라며 "국가대표 선수를 키워 미·중 글로벌 기업과 싸워야 하는데 현실은 플랫폼 죽이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플랫폼의 '매칭'으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간과하는 것 같다. 플랫폼이 단순 수수료만 가져가는 게 아니라 더 많은 부를 창출하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 플랫폼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기보단 규제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차등의결권이 없어 경영권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도 자금을 조달하려면 물적분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쪼개기 상장'이라 무조건 비판할 게 아니라 다각도로 검토할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