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레드라인 넘지 마라"…러, 또 '핵·생화학 무기' 경고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2.10.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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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체르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5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빌라 체르크바에서 이란제 러시아 군 드론 공격을 받아 파괴된 건물이 보인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빌라 체르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5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빌라 체르크바에서 이란제 러시아 군 드론 공격을 받아 파괴된 건물이 보인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미사일로 공격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첨단 방공미사일 지원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가 미국에 '비대칭 전력'을 통한 보복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이 전쟁에 관여할수록 비대칭 전력을 포함한 대응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대칭 전력은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를 의미한다.

미국 백악관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첨단 방공 시스템을 포함한 지원을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인 '나삼스(NASAMS)' 6기를 조기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군대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주겠다"며 러시아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러시아가 케르치해협대교(크름대교) 폭발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나삼스(NASAMS) 등 첨단 방공망을 우크라이나에 신속히 인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나삼스는 미국이 백악관과 연방의사당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첨단 지대공미사일 체계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10일 대대적 미사일 공습을 한 다음 날인 이날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자포리자, 오데사, 르비우에서 에너지 기반 시설 등을 목표로 한 미사일과 이란산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서 화상연설을 러시아의 주민 투표를 "다른 나라의 영토를 훔치려는 시도"라고 바난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서 화상연설을 러시아의 주민 투표를 "다른 나라의 영토를 훔치려는 시도"라고 바난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수십 기와 이란산 샤헤드(드론·무인항공기)가 날아들었다"며 "러시아는 에너지 시스템과 민간인, 두 타깃을 겨냥했다. 러시아는 공포와 혼란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 총사령관으로 새로 부임한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이번 미사일 공격을 지휘했다고 보고 공개 수배했다.


미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지원은 적극 해왔으나, 중거리 이상 방어 체계는 지원이 미흡했다. 이번에 천명한 바대로 첨단 방공망이 완비되면 러시아군의 대규모 폭격을 상당 부분 무력화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나삼스는 최대 사거리가 160km인 중거리 방공 시스템으로 적의 항공기와 미사일, 드론 등을 요격할 수 있다.

독일 정부도 최신 방공 체계인 IRIS-T SLAM을 우크라이나에 수일 내로 제공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회담에서도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방공 무기 체계 지원 등을 요구했다. 유엔 회원국들도 1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결의안 논의에 착수했다.

이에 러시아는 "비대칭 전력을 포함한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동원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 "미국 방공 시스템이 키이우에 배치되면 (양국의) 충돌은 더 길어지고 우크라이나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코프 외교차관은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이 통제 불능 상태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할수록 러시아는 비대칭 전력을 포함한 대응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레드라인'에 가까워졌다. 선을 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잭 와틀링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푸틴(대통령)이 새로 동원한 전력을 배치하고 유럽을 상대로 에너지 보복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무차별 파괴 전략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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