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2.7조에 韓 1위 동박 품었다…배터리 소재 통큰 베팅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2.10.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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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공장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롯데케미칼이 예정됐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서류에 서명했다. 2차전지(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동박사업을 확보, 핵심소재 밸류체인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동박 생산능력 1위 업체다.

롯데케미칼 미국 배터리 소재 지주사인 롯데배터리머티리얼즈UAS(LOTTE Battery Materials USA Corporation)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2조7000억원 규모 주식매매계약(지분 53.3%)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내 및 해외 기업결합신고를 통해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롯데배터리는 롯데케미칼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내 배터리 소재 지주사다. 미국, 유럽 등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소재 해외시장 확대 시너지를 위해 인수 주체로 나섰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메이저 동박 생산 기업이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약 6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 스페인 및 미국 거점에 2027년까지 23만톤의 공장 건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대규모 수력발전을 이용한 값싼 전기료와 인건비등을 토대로 안정적인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스페인 공장은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사용한다. 고객사의 ESG 경영에 부합하는 생산시설로 구성할 예정이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는 "일진머티리얼즈는 세계 최초로 초고강도(90kgf/㎟) 동박(Elecfoil) 개발에 성공할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롯데그룹 화학군은 전지소재사업 역량을 높이고 계열사간 유기적 협업으로 회사와 고객, 주주의 가치 향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 상반기 3885억원의 매출과 4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외 유수 배터리 회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예상되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생산기지 건설 등의 추가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범용 동박 제품부터 실리콘 음극재의 부피 팽창을 견디는 고강도, 고연신의 고부가 제품군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전지소재사업에 2030년까지 총 4조 원을 투자, 연 매출 5조원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인수로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게 됐다. 목표 시점 매출 규모도 더 커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이 계획의 일환으로 7월 미국 최초로 약 3만6000톤 규모 양극박 생산 기지 건설을 발표했다. 이번 동박 생산 기업 인수로 유럽 및 미국 등 주요 시장 선점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화학군 내 회사들을 통해 다양한 전지소재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이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에 직간접적으로 투자·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PE) 생산 및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EC, DMC) 공장을 건설 중이며,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은 각각 양극박, 동박(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사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확보 및 계열사 간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도출하고 미래 배터리 소재 사업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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