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성장호르몬의 '회춘'…동아에스티 바이오 성장 이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10.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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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성장호르몬의 '회춘'…동아에스티 바이오 성장 이끈다


동아에스티 (69,100원 ▲300 +0.44%)의 1호 바이오의약품 '그로트로핀'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5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출시한지 27년된 '노장' 의약품이지만 투약과 보관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새로운 적응증도 추가해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 덕이다. 보험급여 확대 등 시장 환경도 그로트로핀 약진에 보탬이 됐다. 올해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는 이 같은 그로트로핀 성공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그로트로핀 매출액은 274억원으로 전년보다 37.7% 급증했다. 동아에스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9%에서 8.6%로 뛰었다. 동아에스티가 제조해 판매하는 단일 의약품 중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올해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 추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그로트로핀 매출이 처음으로 5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흥국증권은 그로트로핀의 올해 연간 매출 추정치를 573억원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그로트로핀 약진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2017년 166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95억원으로 불어났고 2021년 443억원까지 매년 증가했다. 그로트로핀의 출시 시점을 떠올리면 '노장 투혼'이다. 그로트로핀은 동아에스티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성장호르몬제다. 1995년 출시한 동아에스티 1호 바이오의약품이다.



출시 후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210억원을 고점으로 2017년 166억원까지 매출이 3년 연속으로 줄었다. 그러다가 다시 부활해 올해 사상 처음 연매출 5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둔 셈이다.

업계에서는 투약과 보관 편의성을 그로트로핀의 경쟁력으로 보고있다. 액상형 및 카트리지 제형으로 분말 형태의 제품과 달리 별도의 용해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국내에서 개발된 성장호르몬제 중 최초로 개봉 후 실온에서 안정성 허가도 획득했다. 개봉 후 25℃ 이하에서 최대 10일까지 보관이 가능해 냉장보관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적응증도 꾸준히 추가해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추가 임상을 통해 △2015년 특발성저신장증 △2019년 터너 증후군으로 인한 성장부전△임신수주에 비해 작게 태어난(AGA) 소아에서의 성장장애 적응증을 더했다.


보험 적용 등 성장호르몬제 시장 외부 환경도 그로트로핀 성장에 우호적으로 변했다. 2019년 정부는 성장호르몬제의 급여 범위를 '남아 164.4cm·여아 152.2cm 이하'에서 '남아 165cm·여아 153cm 이하'로 확대했고 그 사이 국내 성장호르몬제 시장 규모는 두 배 가량 커졌다.

정통 제약사인 동아에스티가 그로트로핀을 통해 거둔 바이오 영역에서의 성공은 곧 개발이 마무리될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시작한 DMB-3115의 글로벌 임상 3상은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DMB-3115의 오리지널 의약품 스텔라라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염증성질환 치료제다. 얀센의 2020년 경영 실적 보고 기준 77억 700만달러(한화 약 9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다. DMB-3115가 파고들 시장 규모가 그만큼 큰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텔라라의 미국과 유럽 물질특허 만료 시점은 2023년 9월과 2024년 7월"이라며 "DMB-3115 임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글로벌 시장 조기 선점을 위해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출시를 계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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