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수요와 공급만 있는 다른 시장과 달리 '라이더'가 껴있는 배달앱 특성상 경쟁이 심해질 경우 라이더 몸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비용은 고객이나 소매점주가 아닌 플랫폼업체가 떠안을 것으로 보여 시장 점유율이 안정되기 전까지 각 사의 출혈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땡겨요'에 금융사의 특장점을 대폭 반영했다. 자체 전자결제지급대행 시스템을 구축해 별도의 이자 및 수수료 없이 당일 판매대금을 정산토록 했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출시한 '라이더 전용 대출'로 배달앱 성공의 관건인 라이더에 대한 구애도 벌이고 있다. 땡겨요 입점 사업자에게 전용 대출상품을 내놓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모델을 늘려가고 있다.
기존 배달앱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들의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내비친다. 배달앱 시장은 초기에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데 거액을 투자한 뒤 장기간 이에 대한 회수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모두 스타트업 기반으로 시작해 당장의 손익보다는 투자를 지른 뒤 길게 보고 가는 조직문화가 자리잡혀 있다"며 "관리를 중시하는 신한과 네이버가 스타트업처럼 신규 비즈니스 문법을 풀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한·네이버 등은 배달앱을 부대 사업으로 여기는 만큼 기존 업체들과 차이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예컨대 신한은행 '땡겨요'는 배달앱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금융상품에 활용할 목적이 커 배달 자체가 주력인 기존 업체들과 경쟁에 임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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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업체들이 경쟁에 가세할 경우 가뜩이나 부족한 라이더 수급난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최근 정부의 택시대란 해소방안에 따라 라이더 시장에 유입됐던 택시기사들이 '원대 복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라이더가 부족하면 배달앱이 라이더에게 웃돈을 얹어줄 수밖에 없다. 다만 당장 이 비용이 소비자나 업주에게 전가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3사간 경쟁이 심화될 때도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은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을 플랫폼의 호주머니에서 꺼내 지불했다. 경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각 사의 출혈도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더들은 100원이라도 더 비싼 배달건을 잡아 뛰기 때문에 신생업체의 진입 초기에는 각 사의 쿠폰 살포 등에 따라 라이더 확보 비용이 더 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