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포켓몬, 열풍이 역풍 된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2.10.1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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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세븐일레븐 앞에서 시민들이 포켓몬빵을 구매하기 위해 줄 서 있다./사진= 뉴시스지난 8월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세븐일레븐 앞에서 시민들이 포켓몬빵을 구매하기 위해 줄 서 있다./사진= 뉴시스


"포켓몬 진짜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어디까지 가려는지."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포켓몬빵' 품절 대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많은 아이와 부모가 '띠부띠부씰'(떼고 붙이고 떼고 붙이는 스티커)이 들어있는 포켓몬빵을 찾으러 다닌다. 그렇지만 편의점 등의 포켓몬빵 매대는 대부분이 텅 비어있다. 편의점당 발주 제한이 걸린 점도 그대로다.

이달 초순 SPC삼립이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통해 5일간 오전 11시에 포켓몬빵를 판매했는데 단 몇 분 만에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SPC삼립이 출시한 '포켓몬빵 할로윈 한정판'은 야광 띠부씰이 들어간 데다 제품 개수도 한정돼 이를 구하려는 부모들이 더 애를 태웠다.SPC삼립은 공지문을 통해 "현재 포켓몬빵을 최대한 많이 공급하기 위해 관련 생산 설비를 24시간 내내 가동하고 있음에도 제품 구입을 원하시는 모든 분들께 원활히 공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제품을 구매하지 못한 한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시한다. 그렇다고 SPC삼립이 무작정 생산을 늘릴 수도 없다. SPC삼립 관계자는 "포켓몬빵 생산시설을 늘렸다가 유행이 꺼지면 손실을 볼 수 있어 추가 생산은 어렵다"고 했다. 과거 해태제과가 '허티버터칩'의 인기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수요가 기대치에 못 미쳐 곤란을 겪었던 전례도 있다.

보다 큰 문제는 포켓몬 열풍에 기대 편의점과 식품업계가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데 있다. 편의점은 계산대 근처 잘 보이는 곳에 각각 '렌티큘러칩'(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해 포켓몬의 진화 과정을 볼 수 있는 반짝이는 칩), '써클칩'(포켓몬 캐릭터가 그려진 동그란 모양의 칩)이 담긴 '포켓몬김' '포켓몬 스낵'과 같은 제품을 배치해 아이들의 구매를 유도한다. 포켓몬김의 경우에도 편의점당 발주 제한이 있다. 공급 부족을 말하지만 소비자를 안달 나게 하는 '희소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소비자들의 피로도는 높아가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좋아하니 포켓몬 제품을 어쩔 수 없이 사주고 있지만 매번 '오픈런'(개점 전에 줄을 서는 것), '탑차런(탑차를 기다리며 줄을 서는 것)' 하는 것도 버겁다는 것이다. 더 포켓몬을 우려먹다가 '짜증 유발자'가 될 수도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니.
박미주 기자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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