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50달러 무너지자 매수 폭발…올 저점은 209달러[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10.10 21:11
글자크기

[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테슬라 250달러 무너지자 매수 폭발…올 저점은 209달러[서학픽]


테슬라가 급락하자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폭발했다.

테슬라가 3대 1로 주식을 분할하기 전 기준 주가 800달러 미만에서는 매수하고 900달러 위에서는 매도하는 패턴이 반복돼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 800달러는 현재 기준으로 266.67달러. 900달러는 300달러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9월28일부터 10월4일까지 5거래일 동안 테슬라를 2억1757만달러 순매수했다. (결제일 기준 10월 3~7일)

직전 5거래일(9월21~27일) 동안 6231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인데 이어 2주일 연속 순매수다.



지난 9월28일부터 10월4일까지 5거래일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를 순매도한 날은 9월28일뿐이다. 이날은 테슬라가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287.81달러로 마감한 날이다.

서학개미들은 특히 테슬라가 8.6% 폭락하며 242.40달러로 마감한 지난 10월3일에 8324만달러를 쏟아 부으며 테슬라 매수에 나섰다.

다음날인 4일에는 테슬라가 2.9% 반등했으나 주가가 248.44달러로 250달러 밑에 머무르자 또 6817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와 별도로 테슬라 주가를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3배 주식(TSLL)도 850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테슬라가 250달러 부근에서는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다 반등할 것이라는 서학개미들의 강한 믿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는 이후 7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23.07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17일 216.76달러 이후 최저치다.

테슬라의 올들어 최저 주가는 지난 5월24일에 기록한 209.39달러이다.

테슬라 250달러 무너지자 매수 폭발…올 저점은 209달러[서학픽]
서학개미들이 지난 9월28일부터 10월4일 사이에 테슬라를 2억달러 이상 쓸어담은 결과 이 기간 동안 미국 증시 전체적으로도 6954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직전 5거래일(9월21~27일)에 1억6996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인데 이은 2주 연속 순매수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의 투자 심리는 테슬라 매수를 제외하면 직전 5거래일에 비해 크게 나빠졌다.

직전 5거래일 동안에는 증시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순매수했지만 지난 4일까지 5거래일 동안에는 증시 하락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 순매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테슬라 250달러 무너지자 매수 폭발…올 저점은 209달러[서학픽]
물론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다음으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9월27일까지 10거래일간 TQQQ를 2억3699만달러 순매수한데 이어 지난 4일까지 5거래일에도 4799만달러를 추가 순매수했다.

나스닥100지수가 하락하는 날이면 3배 손실이 나는 만큼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TQQQ는 서학개미들이 2억8000만달러 이상을 순매수한 지난 9월14일부터 10월4일까지 15거래일 동안 12.6% 하락했다. 지난 7일까지로 기간을 연장하면 하락률은 24.5%로 확대된다.

그럼에도 서학개미들이 TQQQ 매수를 계속하는 것은 증시가 반등할 때 손실을 가장 빠르게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애플로 3590만달러를 사들였다. 개별 종목에 대한 매수세는 테슬라와 애플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반면 증시 하락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에 대한 순매수도 동시에 늘어났다.

서학개미들은 각각 ICE 반도체 지수와 S&P500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와 디렉시온 데일리 S&P500 베어 3배 ETF(SPXS)를 1920만달러와 696만달러씩 순매수했다.

유가가 하락할 때 오르는 마이크로섹터즈 빅 오일 지수 3배 인버스 레버리지 ETN(NRGD)도 520억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증시에 대한 입장이 신중해지면서 채권 펀드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대 종목에 2개 포함됐다.

테슬라 250달러 무너지자 매수 폭발…올 저점은 209달러[서학픽]
지난 9월28~10월4일 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미국 증시에 대한 입장이 조심스러워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P500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였다.

SPY는 S&P500지수를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장기적인 우상향을 믿는다면 통상 팔지 않고 보유하는 경향이 많은 상품이다.

그럼에도 이 기간 동안 SPY를 3248만달러 순매도했다는 것은 미국 증시의 상승 방향성에 대해 서학개미들의 확신이 많이 꺾였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스닥100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세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도 147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같은 매도 포지션 청산이 낙관론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SQQQ는 매수금액만 보면 이 기간 동안 TQQQ와 테슬라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매도금액이 매수금액을 넘어서며 전체적으로 순매도를 나타냈다.

SQQQ 매도가 많았던 것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더 욕심 내지 않고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규모 매수도 이뤄지며 미국 증시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서학개미들이 적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SQQQ는 지난 9월14일부터 10월4일까지 10% 올랐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9월27일까지 10거래일 동안 TQQQ와 함께 대거 매수했던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SOXL은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반도체주가 급락세를 계속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반도체주 단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만 해도 AMD가 예상보다 심한 PC 수요 부진을 이유로 올 3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S&P5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S&P500 불 3배 ETF(SPXL)도 1076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외에 하락장 속에서도 강세를 보여왔던 중고거래 플랫폼회사인 포쉬마크가 차익 매물로 순매도 2위에 올랐다.

알파벳 클래스A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등의 빅테크주들은 지속적인 하락세에 서학개미들이 인내심을 잃고 순매도에 나섰다.
테슬라 250달러 무너지자 매수 폭발…올 저점은 209달러[서학픽]
이번주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의 방향과 관련해 2가지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를 얻는다. 첫째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빨리 하락하고 있는가이고 둘째는 기업들의 실적이 어느 정도 악화됐느냐 하는 점이다.

우선 이번주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13일에 공개되는 지난 9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지난 9월 고용지표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강세를 보이자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생각만큼 빨리 낮아지지 않을 것이란 실망감에 폭락했다.

지난 9월 CPI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오면 증시에 고용지표 이상의 충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CNBC에 따르면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선진국 경제 리서치 이사인 에릭 위노그래드는 "지금은 고용시장 데이터보다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며 "연준(연방준비제도)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되기 전까지 긴축 완화를 편안하게 느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9월 CPI 상승률이 연율 8.1%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8월의 8.3%에 비해 소폭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전월비 상승률은 0.3%로 지난 8월 0.1%보다 가팔라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연율 6.6%로 지난 8월의 6.3%보다 높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 CPI의 전월비 상승률은 0.5%로 지난 8월의 0.6%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번주부터 올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다. 오는 13일에는 델타항공이 실적을 공개하고 14일에는 은행주들이 대거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이미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부진을 예상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실적 악화 정도가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면 증시는 추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