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내가 했다" 큰아들 감싼 박수홍 父, 계좌 비밀번호도 몰라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2.10.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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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사진=뉴스1박수홍 /사진=뉴스1


방송인 박수홍 친형인 박모씨가 횡령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그의 아버지가 횡령을 자신이 했다고 주장했지만 계좌 비밀번호도 모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는 지난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는 박씨를 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박씨는 지난 10년 동안 62억에 달하는 박수홍의 출연료 등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박씨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인건비 허위 계상으로 19억원, 부동산 매입 목적 11억7000만원, 기타 자금 무단 사용 9000만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9000만원, 고소인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원 등 총 61억7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 기소 전 그의 부친은 자신이 횡령했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친족상도례'를 악용해 처벌을 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친족상도례는 친족 간 특정한 재산 범죄에서 형을 면제해주는 특례조항이다.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재산 관련 사건은 법이 최소한으로 개입하라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국선변호사는 "(박씨 부친의 발언은) 친족상도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아버지가 인터넷 뱅킹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모른다는 것만 봐도 사실상 횡령을 주도했다고 볼 수 없는 대목"이라고 뉴시스에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손수호 변호사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친족상도례' 적용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팔순이 넘은 아버지가 실제로 법인통장 재산 관리했다고 인정받기가 어렵고 설령 인정이 된다 해도 피해자가 박수홍이 아닌 법인이기 때문에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했다.

검찰은 박수홍 개인 계좌에서 29억원을 무단으로 인출한 주체가 친형이라고 판단해 '친족상도례' 제도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번 횡령 사건에 박수홍 형수도 같은 혐의 공범으로 불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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