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6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폐허가 된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 군정청장은 국영TV에 출연해 "루한스크주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작전이 시작됐다"며 "이미 루한스크주 다수의 정착촌이 러시아 점령군으로부터 해방됐다"고 말했다. 하이다이 군정청장은 이어 "이미 여러 시설이 해방됐고 우크라이나 부대가 벌써 국기를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루한스크주에 우크라이나군이 진입하면서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자국에 병합한 우크라이나 4개 주 가운데 한 곳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게 됐다. 헤르손·자포리자·도네츠크 등 3개 주는 병합선언 시점에 러시아에 완전히 점령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루한스크는 전쟁 전에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일부 장악돼있었고 7월초엔 러시아가 완전히 장악했다.
(루한스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1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의 러시아 군과 대치하는 전선 참호에서 병사들이 소총을 발사하고 있다. (C) AFP=뉴스1
하지만 러시아 내부에서조차 우크라이나군 진군을 막을 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군의 후퇴가 계속됨에 따라 사실상 점령 지역 병합도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러시아 내부에서도 이번 전쟁의 명분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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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국유화하는 것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유럽 최대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올해 3월 러시아군에 점령됐지만, 그간 운영은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맡아 왔다. 푸틴의 국유화 조치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인해 점령 4개주의 강제 병합이 예상대로 이뤄지지 못하자 주요 기반시설의 서류상 소유권을 빼앗아 점령지 편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놨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시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국제법과 관련된 문제이며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인 에네르고아톰에게 원전 소유권이 있는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도 강력 반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법률을 이용한 기습 공격'을 시도했다며 러시아 국영 전력 회사 로사톰에 대한 제재를 촉구했다.
자포리자 원전 운영사인 에네르고아톰은 자사의 자포리자 원전 운영권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페트로 코틴 에네르고아톰 대표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지난달 우크라이나군과의 내통 혐의로 구금됐다가 3일 석방된 이호르 무라쇼우 원전 소장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원전 직원들에게 러시아 점령군의 어떤 문서에도 서명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법 하에서, 우크라이나 에너지망 내에서, 에네르고아톰 안에서 계속해서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