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은 특별한 대외 공지 없이 다음날인 5일 열렸다. 수소문해 본 결과 정부 측에서 국회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해 일정을 미뤘다는 후문이다.
예상됐던 사고란 얘기도 나온다. 정부부처는 물론 각종 기관과 협회, 언론 매체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한국전자전이 갖는 본질은 이미 퇴색됐다는 게 업계 사람들의 공통된 말이다.
올해 초 다녀온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와 비교를 않을 수 없다. 오미크론이 들끓던 때였으나 2300개가 넘는 기업, 전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트렌드세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부스를 계약하지 않은 기업도 프라이빗룸은 꾸려 거래를 트고자 노력했다. 그 뒤에는 전시회 본질을 앞세운 끊임없는 혁신이 있다. CES는 올해도 가전과 디스플레이에 국한됐던 아젠다를 영역 구분이 없을 정도로 확장하는 변화를 보여줬다.
산업부는 이번에 한국전자전을 '한국판 CES'라 홍보했다. 그렇게 칭할 만큼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환경, 해외의 관심을 끌만한 콘텐츠를 고민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목소리와 전시회 본질을 후순위로 두는 일이 반복된다면 국제전시회 탄생은 공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오문영 산업1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