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배우가 오연서와 연기"...KT가 제작한 첫 AI'오디오 드라마' 눈길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2.10.0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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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뮤직·밀리의서재 AI 오디오 드라마 공개
배우 19명 중 8명이 AI 목소리로...'업계 최초'
KT, 이번 협업으로 그룹 간 시너지 창출 박차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유진영 감독, 주연배우 오연서, 이수혁, OST 가수 이소정이 오디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지니뮤직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유진영 감독, 주연배우 오연서, 이수혁, OST 가수 이소정이 오디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지니뮤직


드라마에서 AI(인공지능)가 목소리 연기로 주연 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음악을 창작해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만드는 시대가 왔다. 제작사를 대표하는 KT (33,300원 ▼350 -1.04%)는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창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6일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는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공동 제작했다고 밝혔다. 지니뮤직이 지난해 9월 밀리의서재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양사가 협업해 제작한 첫 오디오 드라마다. 지니뮤직은 KT그룹의 콘텐츠 계열사다.

이 드라마는 밀리의서재 오리지널 전자책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원작은 지난해 밀리의서재에서 오리지널 전자책으로 공개됐다. 이후 종이책으로 출간돼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AI 목소리가 단역으로 출연...19명 중 8명이 인공지능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포스터. /사진=지니뮤직'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포스터. /사진=지니뮤직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업계 최초로 AI 목소리가 배우로 출연했다는 점이다. 주연배우를 포함한 총 19명의 출연진 중 8명의 배역을 AI 보이스가 맡았다. 서점 손님 역으로 등장하는 인물 7명 역시 AI 음성이다. 실제 녹음 현장에서는 사람이 AI 배역의 대사를 읊어서 '리액션(반응)'을 하는 식으로 배우들의 녹음을 돕고, AI는 이같은 대사를 AI배우로 구현해 다른 출연진 목소리와 합성했다고 지니뮤직은 설명했다. 실제 오디오드라마를 들어보면 AI 배우를 전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다. 추후 AI 배우만의 오디오북도 가능해져 제작비 절감은 물론 콘텐츠 제작기간도 혁신적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AI 음악창작 기술도 돋보인다. OST는 가수 테이가 부른 '같은 베개'를 편곡해 만들었다. 편곡은 지니뮤직이 최근 인수한 AI 스타트업 '주스'의 기술이 활용됐다. 주스는 AI가 노래를 듣고 음정의 길이와 멜로디를 파악하는 청음 학습·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디지털 악보로 구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리메이크할 원곡을 주스 AI에 들려주면 청음을 통해 악기별 악보를 추출해 내고, 드라마 등 콘텐츠에 맞는 새로운 악기와 분위기로 리메이크를 해주는 식이다.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 본부장은 "주스의 기술을 이용하면 원곡을 바탕으로 악보를 구현하고 편곡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빠른 작업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리메이크 음원은 기존보다 편리하고 다양하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T 미디어 밸류체인 활용..."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 박차"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에서 진행된 AI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에서 진행된 AI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KT는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KT 미디어 밸류체인 내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지니뮤직은 주스와 AI 음악창작 기술을 고도화하고, 원곡을 보유한 기획사들과 협업해 새로운 형식의 리메이크 음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드라마 OST, 예능 BGM(배경음악), 경연 프로그램 출전곡 제작, 메타버스 음악창작 등 다양한 진출도 모색한다.

또 음악 이론을 전혀 몰라도 누구나 AI를 활용해 좋아하는 아티스트 커버곡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추후 AI 저작권이 인정되면 AI로 만든 내 노래에 대한 음악 IP(지적재산권)를 직접 소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KT는 밀리의서재가 발굴한 독서 콘텐츠와 지니뮤직의 오디오 기술 접목해 오디오북·오디오드라마·챗북 등 2차 콘텐츠 제작도 확대한다. 마치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편안한 콘텐츠를 만들어 플랫폼 청취율을 높이고 콘텐츠-플랫폼 소비 선순환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 본부장은 "지난해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가 한 가족이 된 후 다양한 시너지를 내고 있는데, 음악과 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며" 오디오 콘텐츠에 있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형 밀리의서재 콘텐츠사업본부장은 "구독자에게 큰 호응을 얻는 독서 콘텐츠를 발굴해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밀리의서재가 책 기반 2차 콘텐츠를 선보이며 독서 인구를 확장해온 만큼 앞으로도 KT 미디어 밸류체인 내 협업을 통해 독서 콘텐츠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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