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기가 꺾이자 경매 시장에도 냉기가 돈다. 대학생도 무리 지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던 경매시장에서 최근 응찰자를 찾기 어려워진 것. 인기 매물이던 서울 아파트조차 유찰되는 사례가 늘었다. 일부 단지에서는 집값이 급락하면서 낙찰자가 매입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매매 시장의 선행 지표인 경매 시장에서마저 매물이 쌓이며 시장 냉각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주택 시장 경기 하강과 함께 경매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정리해봤다.
지난 4일 강남권이 속해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중요한 매각 기일이 잡혀있었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에서만 두 건의 매각 기일이 잡혀있어서 시장에서 주목했죠. 이날 60여건의 매각이 진행됐는데요. 이 중 5건만 매각에 성공하고 나머지는 모두 유찰됐습니다. 입찰에 참여한 사람은 단 열 두 명 뿐이었습니다. 싸늘해진 시장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현장에 참여한 분들 사이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사람이 적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는데요.
그렇다면 관심이 집중됐던 삼성동 아이파크의 매각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 단지 2004년 입주한 449가구 규모의 아파트인데요. 시장에서는 이 단지가 경매 시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거주하는 분들이 많은 단지라는 점에서입니다. 워낙 고가의 단지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분들이 거주하는 곳이라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곳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4일 2개의 매물이 동시에 경매에 부쳐지면서 주목받았습니다. 이미 각각 한 차례씩 유찰된 상태인데 이번에는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응찰자는 몇 명이나 될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감정가만 50억원가량인 강남 고가 아파트기 때문에 입찰자들이 더욱 참여에 신중할 수밖에 없겠죠. 입찰 결과를 보면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겁니다. 매매 시장뿐만 아니라 경매 시장 동향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같은날 사당동 이수자이, 중구 인현동 신성아파트 등도 경매에 부쳐졌으나 낙찰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가장 고가의 아파트만 매각에 성공하고 나머지는 주목받지 못하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는데요. 분명한 건 이전과 달리 경매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서울 아파트도 유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 김아연 PD
디자이너 신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