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라는 홀명에 걸맞은 비주얼을 뽐내는 마이다스 7번홀은 한 폭의 수채화 속으로 들어와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스위스 테마파크 에델바이스가 코스 뒤편으로 펼쳐지면서 유럽의 작은 마을 속에 와 있는 듯하다. 기자가 최근 방문한 골프장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저절로 사진기를 꺼내게 되는 마법의 홀이다./사진=임윤희 기자
청평마이다스GC는 서울 강남에서 한 시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회원제 골프장이다. 2002년 개장과 동시에 명문 골프장으로 급부상했고, 티를 구하기도 어려운 구장으로 유명하다. 골프 전문잡지 <골프다이제스트> 한국판이 2년마다 선정 발표하는 ‘대한민국 베스트코스’ 랭킹에서 청평마이다스GC는 2005~2006년 5위, 2007~2008년 8위에 올랐다.
코스 조성은 명문 골프장인 화산CC의 기술진이 거의 그대로 참여했다고 한다. 때문에 한강 이북의 화산CC로 불리며 산중 지형을 잘 살린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알려졌다. 청평마이다스가 위치한 곡달산은 화강암 바위가 많은 바위산으로 이런 특징을 조경에 잘 살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해발 255미터에 위치한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밸리 코스는 325미터까지, 마이다스 코스는 해발 190미터까지 내려갈 정도로 산중 지형을 폭넓게 이용하며 다양한 레이아웃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홀에서 티잉그라운드가 보이게 설계됐으며 넓은 원 그린으로 운영되고 있다.
페어웨이는 좁고 넓은 홀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산중 지형을 그대로 살린 홀이 많다. /사진=임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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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마다 특징이 강한 레이아웃으로 지루하지 않고 매 홀 다른 전략으로 다양한 클럽을 사용하게 하는 골프장이다. 특히 마이다스의 몇몇 홀은 멀리 스위스 마을이 보여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밸리 코스는 바위가 많고 도전적인 홀이 많다.
Challenge hall#마이다스 코스 7번홀 비너스 파3홀
비너스라는 홀명에 걸맞은 비주얼을 뽐내는 마이다스 7번홀은 한 폭의 수채화 속으로 들어와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스위스 테마파크 에델바이스가 코스 뒤편으로 펼쳐지면서 유럽의 작은 마을 속에 와 있는 듯하다. 최근 방문한 골프장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저절로 사진기를 꺼내게 되는 마법의 홀이다.
황홀한 경관과는 달리 해저드와 벙커를 넘겨 그린에 올려야 하는 심리적 압박이 크다. 물론 핀의 위치가 해저드 쪽이 아니라면 상황은 나아진다. 기자가 라운드 한 날은 핀이 중간에 위치해 티샷이 열리지만 않는다면 큰 어려움 없이 온 그린을 할 수 있었다. 샷의 정확도가 관건인 홀이다.
그린 좌측으로는 공간이 많기 때문에 물 공포증이 있는 골퍼라면 좌측을 공략해 안전하게 가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그린에 올리면 그린은 무난한 편이다. 화이트 기준 146미터, 레이디 기준 110미터 거리에 파3 홀로 기자는 이날 이 홀에서 티샷을 핀에 붙여 버디를 기록했다.
#마이다스 코스 8번 큐피드 파4홀
▲마이다스 코스 8번 큐피드 파4홀, 그린 앞 수직 벙커는 골프의 발상지인 세인트 앤드 루스 올드코스의 벙커가 무색할 정도로 위협적이다./사진=임윤희 기자
특히 장타자라면 무조건 원 온을 노려볼 만한 홀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전략이 요구된다. 벙커는 한번 들어가면 탈출이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샷과 전략이 필요한 홀이다.
알아두면 좋은 팁청평마이다스GC는 ‘마이다스’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각 홀마다 그리스 신화 속에 신과 요정 그리고 영웅의 이름이 붙어 있다. 쉬워 보이지만 곳곳에 난이도를 품고있는 마이다스 5번 파5홀에는 ‘야누스’ 라는 홀명을, 무난한 직선 코스인 마이다스 1번홀에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홀명으로 소환했다.
신들의 놀이터라는 청평마이다스의 콘셉트대로 홀의 구성과 공략법에 맞는 신의 이름을 붙여 플레이어에 재미를 더했다.
요즘은 골프장 방문 시 미리 기사나 후기를 찾아보고 라운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청평마이다스에서 라운드가 있다면 미리 신화 속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과 더불어 홀의 공략법과 레이아웃을 들여다보자. 신들의 놀이터에서 직접 주인공이 되어 코스를 정복할 수 있다.
오늘의 스코어 #79타이날은 샷감이 대체로 좋은 날이었다. 좋은 풍경에서 마음에 쏙 드는 샷까지 대체로 완벽한 날이다. 드라이버, 아이언, 페어웨이 우드, 퍼팅까지 4박자가 골고루 조화를 이루며 좋은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어프로치하는 방법과 감각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 때도 있고 퍼팅 할 때 라이가 보이지 않고 불안한 날도 있다. 이런날 홀컵을 계속 비켜나가는 볼을 보며 스스로에게 실망한다.
골프 안 되는 날 나온다는 단골멘트 ‘이상하다, 왜 이러지’ 가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순간이다. 정말 왜 그 모양인지 몰라서 내뱉는 말이다.
그렇게 몇 번의 라운드가 지나고 나서야 이것 때문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온다. 그렇지만 오래가는 깨달음은 아니다. 어떤 골퍼들은 그 느낌을 기억하려고 자세하게 그 순간을 메모하기도 한다. 미세하게 달라지는 스윙 때문에 샷감은 날마다 변한다.
싱글플레이어라고 해서 매일 70대 스코어 플레이를 못한다는 것쯤은 골프 구력이 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동반자들과 소소한 내기 룰을 정하면서 오는 묘한 긴장감부터 삼삼오오 모여 골프장까지 이동하는 재미까지. 어릴 적 체육대회를 앞두고 설레던 감성을 일깨워준다.
이번 달은 골프의 기쁨을 스스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자신의 스코어와 플레이에 관대해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