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연결기준 매출액 35조1136억원, 영업이익 2조914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4%, 81.40%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2분기(매출액 35조9999억원, 영업이익 2조9798억원)에 근접했다.
기아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매출액 22조1438억원, 영업이익 2조2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73%, 67.5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매출액 21조8760억원, 영업이익이 2조2341억원)와 비슷한데, 기아 역시 지난 2분기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었다.

전기차, 제네시스,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효과는 현대차·기아의 이익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 EV6 등 전기차를 필두로 현대차·기아의 이미지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이로 인해 전기차 뿐만 아니라 고급차, SUV 등의 판매도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차 대기 물량이 쌓여있다는 점도 이익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며 신차 대기 기간은 기존보다 더 늘었는데, 이는 신차 구매고객에게 제공되던 인센티브를 낮춰 이익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최근 판매를 개시한 아이오닉 6의 출고 대기 기간은 현재 18개월에 달한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출고 대기 기간은 기존 20개월에서 24개월로 각각 늘었고, 기아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는 대기 기간이 기존 12개월에서 14개월로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대부분의 차량 할인이 사라졌고, 미국 시장에서도 차량 한대당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2분기보다 118달러 줄어든 500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차량 대기 기간이 유지되는 동안 인센티브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환율은 현대차·기아의 매출 규모를 키웠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이 넘는데, 지난 1월 기준 환율과 비교하면 약 17~19%가량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전체 판매 중 50% 이상이 수출 물량"이라며 "판매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고환율이 계속 이어지면 부품을 외국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현대차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분기 최대 실적 갈아치울수도...내년 상반기까지는 양호

대신증권은 현대차가 3분기 매출액 35조3760억원, 영업이익 3조25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키움증권은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은 38조5058억원, 영업이익 3조3071억원으로 예상했다.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분기보다 높다. 기아에 대해서도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2분기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여전히 반도체 부족 문제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을 빠르게 정상화시킨 현대차그룹이 좋은 마진과 판매 물량을 차지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의 호실적 랠리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로 대기 중인 수요와 신규 유입 수요의 증발 가능성이 있지만 3년간 공급 차질로 인한 신차 부족을 단기 해소하기에는 공급 회복이 매우 더딘 상황"이라며 "장기간 공급 충격에 따른 대기 수요 수준이 매우 높고, 공급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병목 현상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과잉이나 가격 하락 우려는 적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