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군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청년농부 박세현씨(27)는 '몸짱 농부'로 통한다. 평소 웨이트 트레이닝을 취미로 하는 그는 지난 해 7월이후 자신의 건강미와 버섯상품을 소재로 한 사진을 SNS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청년농부' 박세현씨가 충남 청양군 자신의 버섯재배동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정혁수
경기 수원이 고향인 박씨는 한국농수산대학교 버섯학과(15학번)를 졸업한 뒤 3년 전 낯선 땅 청양에 둥지를 틀고 창농을 선언했다. 평소 농촌생활을 꿈꾸어 온데다 자신을 버섯농으로 이끌어 준 멘토 김종대씨가 살고있고, 청양군이 버섯을 전략작물로 집중 육성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농업현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건 박세현씨 만이 아니다. 박씨 처럼 한농대에서 농업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예비농업인은 물론 은행원, 한살림 생협 종자사, ICT(정보통신), 가구 디자이너, 여행 가이드, 대기업 부설연구소 연구원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청년들이 농촌으로 몰려들고 있다.
청년농업인 박지현씨는 경남 진주에서 부모님과 함께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경남 청년네트워크 농업팀장으로 활동하며 농업농촌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다양한 활동을 이끌고 있다.
정부의 '청년농업인 육성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전국 각지의 농업현장에서 다양한 끼를 갖춘 청년농부들의 등장이 잇따르고 있다. 인구감소로 인한 농촌공동화 우려가 큰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청년농업인 육성 지원사업이 속도를 내는 이유다.
6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제1차(2023~2027년) 후계·청년농 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청년농 3만명 육성을 위해 △'더 많은' 후계 청년농 지원 △보다 '쉽게' 농지·자금 확보 지원 △'전문 농업인'으로 성장 뒷받침 △'쾌적하고 매력적인' 농촌공강 조성 등 체감도 높은 4대 추진전략을 추진한다.
우선 5년간 청년농 총 2만6000명 신규 유입을 위해 영농정착지원사업(2022년 2000명→2023년 4000명), 후계농업경영인(2022년 3000명→2023년 5000명) 등 선정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영농정착지원사업의 경우, 정착지원금 지급단가도 2022년 월 최대 100만원에서 2023년 월 110만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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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와 사업성을 가진 청년들을 위해 농업분야 펀드 투자도 강화된다. 기존 재무성과·수익성 위주의 투자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성·영농의지 등이 우수한 청년농에게 2023년부터 정부(금융공공기관)가 전액출자(2023년 30억원)한 투자조합을 결성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또 청년전용펀드(영파머스펀드)도 2027년까지 총 1000억원을 추가 조성해 1차 농산물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유통 등으로 다각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농업교육을 실전형 창업교육 중심으로 개편해 마이스터 대학, 시·군 농업기술센터, 한농대 등 전문교육기관을 활용한 교육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청년들이 안심하고 농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육아·문화기능 등을 갖춘 임대주택단지인 '청년농촌보금자리'를 2022년 5개소에서 2023년 9개소로 확대하기로 했다.
박수진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이번 계획을 잘 추진해 창의력과 혁신 능력을 보유한 다양한 배경의 청년농들이 농촌으로 유입되도록 함으로써 농업의 혁신과 미래성장산업화를 견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