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삼성전자는 5만7200원, SK하이닉스는 9만400원에도 거래되며 '5만전자', '8만닉스'마저 위태로웠던 지난주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기록한 장중 최저가(5만1800원)보다 10.4%, SK하이닉스는 최저점(8만400원) 대비 12.4% 오른 수치다.
여기에는 국산 반도체 업종에 대한 해외 시각이 바뀐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한국, 대만 등 반도체 업체에 대한 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로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대만 시장이 올해 상당 수준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했지만 반도체 재고 사이클의 전환점이 가까워졌다고 평가하며 SK하이닉스를 대만 TSMC와 함께 '톱픽'(top pick)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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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3위 업체 마이크론은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30%, 반도체 장비 규모 기준으로는 50%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마이크론은 재고 축소 의지를 강조하고 심지어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동률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며 "만일 이러한(투자 축소 및 감산 계획) 분위기가 확대된다면 스마트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 메모리 사이클의 전환에 대한 베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메모리반도체 업체 키옥시아의 낸드플래시 감산 전망도 국내 반도체 관련주에 호재로 작용한다. 황민성 삼성증권 이사는 "키옥시아는 당장 발표 다음 날인 10월부터 낸드 웨이퍼 투입을 30% 줄이기로 했다"며 "키옥시아는 내년 생산 증가를 '제로'(0)로 만들고 재고를 활용해 판매를 25% 수준으로 가져가면 내년 하반기부터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내 반도체 대장주 주가가 바닥을 다지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 '비중 확대' 시각을 유지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상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수급 개선은 '공장 가동률 조정과 CAPEX(설비투자비) 감소' → '고객사 재고 소진' → '신규 수요 및 교체 수요 발생' 등으로 이뤄지는데 현재 1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적으로 사이클 산업인 D램 업종의 주가는 1단계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다는 과거 경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2023년 3분기부터 D램 시장은 올해 2분기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며 2023년 4분기부터는 큰 폭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실적 악화와 실적 가이던스 하향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주요 기업들의 공급 계획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며 "저점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