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간염 걸린 어린이 벌써 17명…흔한 이 바이러스가 원인?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10.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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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원인불명 소아 급성간염 의심사례 4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5월 이후 신고된 소아 급성간염 의심환자는 총 17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상당수에서 다양한 감염 경로를 가진 '아데노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해외에서는 원인불명 소아 급성간염과 아데노바이러스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나온다. 당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아데노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3일에서 9월1일 사이 신고된 원인불명 소아 급성간염 의심사례 중 신고 사례 정의에 부합하는 9명에 대한 전문가 검토를 진행한 결과, 4명을 의심사례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번 4차 전문가 검토에서 의심사례로 분류된 4명 중 1명에서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대부분 감염후 경과는 양호해 간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한 사례는 없었다.

이에 따라 앞선 1~3차 전문가 검토 결과까지 합한 누적 원인불명 소아 급성간염 의심사례는 모두 17명으로 늘어났다. 이 17명 중 6명에게서 아데노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의심사례 상당수에서 아데노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아직 소아 급성감염과 아데노바이러스 사이의 과학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해외에서는 소아 급성간염과 아데노바이러스가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전해진다. 의학 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 소아 급성간염 발생 사례를 관찰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와 런던 UCL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아동건강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원인불명의 간염에 걸린 어린이들의 혈액과 간에서 높은 수준의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2(AAV2)'을 발견했다. 이런 현상은 건강한 어린이들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AAV2는 어린 시절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로 감염 이후 체내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복제할 수 없어 다른 바이러스의 도움 없이는 독자적으로 퍼지지 못하는데, 복제를 도와주는 바이러스가 아데노바이러스나 헤르페스 바이러스다. 다시말해 아데노바이러스나 헤르페스 바이러스 중 하나가 급성간염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는 추정이 가능한 셈이다.


아데노바이러스는 100여 종이 있는데 그중 50종이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구토, 설사, 결막염, 감기 증상이 나오는데 드물게 간염을 일으키는 경우는 아데노바이러스 40형과 41형, 2종만 확인된 상태다. 국내 보건당국도 41형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원인불명 소아 급성간염의 원인으로 코로나19가 지목되기도 했다. 소아 급성 간염은 지난 4월 영국 보건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하면서 알려졌는데,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쳐 코로나19가 소아 급성간염의 원인인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이와 관련,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와 런던 UCL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아동건강연구소 연구진은 소아 급성간염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은 극히 낮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인불명 소아 급성간염의 국내 감시체계를 운영하면서 전문가들과 의심사례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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