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업은 파트너사들이 항암 분야의 신약 후보물질을 전달하면 루닛이 AI 영상진단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바이오마커는 정상적인 생물학적 과정, 질병, 진행상황, 치료방법에 대한 약물의 반응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이렇게 탄생한 신약은 환자에 치료제가 환자에 적용되는지 미리 판단해주기 때문에 약물 투여 전 치료 비용을 낮추고, 투여 후 생존기간을 늘려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신약 개발 기업에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이점도 있다.
루닛의 신약 개발은 기업 미션인 'AI를 통한 암 정복'을 실현하는 한 방법이다. 루닛은 이를 위해 '조기 진단', '맞춤형 치료'를 큰 사업 축으로 설정해놨다. 그동안 폐암 및 유방암 검진을 위한 루닛 인사이트로 공략했던 '조기 진단'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루닛 스코프를 통해 '맞춤형 치료' 공략도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루닛 스코프는 비소세포폐암에서 최근 유방암, 요로상피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타깃 분야를 넓히고 있다.
신약 개발 성과는 이미 나오고 있다. 루닛은 최근 미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던트헬스로부터 약 14억원의 마일스톤을 받았다. 작년 6월 맺은 공동 연구개발 계약에 따라 가던트헬스가 요청한 AI 기반의 유방암 바이오마커 제품을 개발하면서 받은 것이다.
올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와이바이오로직스 YBL-006,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메드팩토 백토서팁 등 루닛 스코프가 활용된 임상 연구초록도 발표됐다. 또 미국캐나다병리학회(USCAP), 미국암학회(AACR)에는 AI 바이오마커 활용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연구초록이 발표됐다. 국제학술지에 루닛 스코프의 면역항암제 반응효과 예측 연구결과, 임상적 유용성 입증 연구결과, 비인두암 치료반응 예측 연구결과 등이 실리기도 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루닛의 역할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적극적으로 변할 전망이다. 지금은 파트너사의 신약 개발에 보조적 역할이라면, 중장기적으론 직접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파트너사와 권리를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루닛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면역항암제와 바이오마커 동반진단 모델을 통해 규제기관의 인허가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가던트헬스와 협업을 강화해 액체생검, AI 영상진단의 새로운 '암 검진 및 진단 분야'를 개척하고, 신약 개발 제약사와 협업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AI 바이오마커 동반 임상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 완료 후에는 글로벌 생명공학기업들과 신약 판매를 위한 협업 체계 구축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