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KUH-1) VR조종훈련장비/사진=최민경 기자
4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2) 메타버스코리아'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는 메타버스 훈련 체험을 하기 위한 관람객들로 붐볐다. 군 관계자뿐만 아니라 특허청 직원, 대학생, 고등학생 등등 메타버스 훈련을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대기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모션플랫폼과 조종반력장치가 탑재된 수리온(KUH-1)과 KT-1 기본훈련기 VR조종훈련장비를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달 말에 갓 개발을 완료한 '신상' 장비다. 6축 모션플랫폼은 항공기가 지닌 상하·전후·좌우의 물리적 움직임을 실감나게 구현한다. 조종반력장치는 실제 조종사가 비행 시 느끼는 비행저항력과 반동을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기자가 수리온 VR조종훈련장비 후방객실 모션 체어에 앉아서 비행을 체험하는 모습/사진=최민경 기자
후방 객실까지 움직임이 연동되면 조종석 뒤에 탑승한 승무원이 실제 비행하는 것과 같은 환경에서 사격 훈련을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고철규 KAI 수석 조종사는 "요즘엔 소음 때문에 헬기를 띄우는 것도 어렵고 사격 훈련하는 것도 어려운데 모션플랫폼이 적용된 VR시뮬레이터가 있으면 비슷한 환경에서 소규모 부대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며 "하드웨어적으로 소총과 포탄 등을 장착해 훈련하면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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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플랫폼이 개발됐다고 움직임이 없는 기존 시뮬레이터가 더 이상 필요없는 건 아니다. 기존 수리온 시뮬레이터는 움직임이 없는 대신 넓은 디스플레이 화면에 계기판, 시동 절차 등이 더 정밀하게 구현됐다. 고 수석은 "기존 시뮬레이터는 시동 버튼 하나하나까지 실제 항공기와 동일하게 표현돼 정밀하고 상세한 비행을 할 수 있고 비행 훈련 시간으로 집계된다"며 "반면, 모션플랫폼은 일부 불필요한 부분은 생략하고 야전에서 부족한 부분을 숙달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수리온 VR조종훈련장비 체험하는 모습/사진=최민경 기자
모션플랫폼이 완성되자 군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진다. 새로 개발한 VR조종훈련장비를 신속시범획득사업에 참여시키자는 제안까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시범획득사업은 방위사업청이 2020년부터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첨단 방산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도입하기 위해 만든 무기체계 획득 제도다.
한창헌 미래사업부문장(상무)은 "해외에서도 꼭 시뮬레이터를 타보고 항공기 수입을 결정하고, KAI가 개발하지 않은 기종도 훈련장비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며 "훈련장비는 수출에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굉장히 유망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KAI는 훈련장비 기술을 활용해 게임 시장을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 상무는 "이번에 공개한 모션플랫폼도 디자인부터 게임 시장을 타겟팅해 설계했다"며 "민항기, 선박, 기차 등 훈련장비 시장과 게임 등 다양한 민수산업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축 모션플랫폼곤 조종반력장치가 적용된 수리온(KUH-1) VR조종훈련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