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공고에 재학 중인 박일훈은 키 183cm, 몸무게 86kg로 투수로서 크지 않은 체구지만, 최고 시속 147㎞의 빠른 공과 최고 130㎞의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우완 투수다.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직구 회전수가 2500rpm 이상으로 시속 145㎞ 이상의 공을 던지는 고등학교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했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려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을 활용해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잘 유도해냈다. 떨어지는 변화구(스플리터) 등을 장착하면 지금보다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이다.
장점은 또 있었다. 김 스카우트는 "나중에 이 선수가 스트레칭 등 준비 동작을 보면 알겠지만, 신체적인 탄력이 정말 좋다. (이런 신체조건에서) 빠르고 높은 회전수의 직구를 던진다. 익스텐션도 길고 슬라이더 역시 회전수가 높아 상대 타자들이 잘 치질 못한다. 만약 프로에 와서 스플리터를 장착한다면 중간에서 힘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일훈은 "중학교 3학년 5월에 팔꿈치 수술을 하고 재활을 시작했다. 재활을 마치고 1학년 때는 실력이 안 돼서 많이 못 나가다가 고1에서 고2 올라가는 겨울에 다시 팔꿈치가 아파서 쉬었다. 고2 여름쯤에는 어깨가 아파서 쉬었다"고 담담히 털어놓았다.
3년 가까이 계속된 부상에 절망도 했지만, 자존심과 오기로 극복해냈다. 박일훈은 "나는 아파서 야구를 못 하는데 친구들이나 다른 팀 선수들이 그사이 실력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게 돼 오히려 자극이 됐다. 스스로 자존심이 굉장히 센 편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내 모습에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그래서 재활할 때부터 지명 날만 기다리며 정말 야구만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오랜 부상이 내게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롤모델로 일본의 가이노 히로시(26·소프트뱅크)와 이창진(31·KIA)을 꼽은 박일훈은 여느 고교 투수들처럼 이정후(24·키움)와 맞대결을 꿈꿨다. 박일훈은 "포지션과 상관없이 이창진 선배의 근성 있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참 좋아한다. 마음가짐과 태도를 정말 닮고 싶다"면서 "이정후 선배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라 생각해서 상대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끝으로 프로 지명 후 많은 눈물을 쏟은 어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일훈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헤어지시고 나를 홀로 키워주셨다. 야구를 많이 잘하지 못하던 나를 아들이라는 이유로 믿고 지원해주셨는데 그 응원에 보답할 수 있게 돼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 잘해서 1군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