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식자재유통 리더' HMR·급식도 군침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2.10.04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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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CJ프레시웨이, 기존사업 성장세 + 식품ODM 확대 기대감 솔솔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최근 시장급락으로 대부분 상장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하반기 경제여건이 좋지 못하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여서 조정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의 대표격인 반도체 시장여건이 악화됐다는 점도 들여다볼 포인트다. 투자여건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나 약세장에서도 견조한 시세를 보이는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급과 실적전망, 소비자 트렌드, 전후방 산업여건이 모두 좋아 장기흐름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CJ프레시웨이도 주목할 종목이다. 식자재 유통사업과 제조라인 확대, 시장 트렌드 변화라는 메리트를 두루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1988년 10월 설립된 CJ프레시웨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식자재유통 및 푸드서비스(단체급식) 기업이다. 1988년 10월 삼일농
수산으로 설립됐으며, 1996년 제일제당 계열로 편입됐다. 2001년 7월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고객의 사업 성공에 필요한 좋은 품질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고객에게 최고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해 건강하고 즐거운 식문화를 만드는데 앞장 선다는 모토를 지니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CJ프레시웨이는 식문화 트렌드와 고객 사업환경에 최적화 된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의 사업 성공에 기여하는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CJ프레시웨이의 사업영역은 크게 식자재유통사업 및 푸드서비스사업, 제조-서비스업으로 구성돼 있다.



식자재유통사업에서 CJ프레시웨이는 뛰어난 인프라로 이름이 높다. 식자재 유통 사업은 2만4000여 종의 국내외 상품군과 HACCP 기준을 적용해 품질이 보증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최첨단 기기를 갖춘 식품안전센터를 운영하는 중이다.

전 단계 위해요소 사전 제거 시스템을 구축하고 권역별(이천, 수원, 대구, 양산, 장성) 대규모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규모 시너지가 크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전문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 주문 시스템 등 스마트 서비스로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한 비대면 구매시스템도 확충돼 있다. 식품대리점, 급식업체, 체인레스토랑, 일반식당, 호텔 등에 농, 수, 축, 가공식품부터 주방소모품 등 식당사업에 필요한 모든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식자재유통 사업의 마켓리더로서 상품공급 뿐 아니라 메뉴, 조리, 서비스, 위생 교육 및 컨설팅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지원해 식당 운영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외식산업이 양적, 질적으로 발전하고 식당의 규모가 대형화, 체인화되면서 CJ프레시웨이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주력사업 중 하나인 푸드서비스 부문은 1994년 CJ그룹의 단체급식 사업부에서 출발했다. 기술급식 및 브랜드 강화 등의 사업 전략 다변화를 꾀함으로써 푸드서비스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ISO22000 인증 및 병원 HACCP인증을 획득하고 QSC(Quality, Service, Cleanliness)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체 사업장과 공장, 병원, 골프장, 오피스, 푸드코트, 휴게소 등에 급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병원급식은 전문 인력을 통해 신메뉴와 신조리법 기술개발 기반인 기술급식 프로젝트를 통해 질환별 특화된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최상의 메뉴구현을 위한 전문 셰프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메뉴 레시피를 제시하기도 하는데 외국인 환자를 위한 메뉴 등 고품질의 다양한 치료식도 아이템 중 하나다.

이 밖에 식품, 식품첨가물, 조미식품, 드레싱 등의 개발, 제조, 판매를 목적으로 한 제조업 및 부동산 임대와 서비스업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조미식품 전문회사인 송림푸드를 인수한데 이어, 2019년 농산물 전처리 전문회사인 농업회사법인 제이팜스를 인수하며 최근 1인가구의 증가 및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맞춤형 식자재 공급에 대한 자체 제조 기반을 확보했다.

주목할 것은 푸드 서비스 부문이다. 식품을 생산하는 방식은 △자체 제조라인을 통한 상품생산 △주문자생산방식(OEM) △제조사개발생
산방식(ODM)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생산방식은 자체 제조라인을 통한 생산과 OEM 방식으로 이뤄졌다. 식품제조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 경쟁력을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방산업 변화에 따라 ODM 생산방식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소비 변화에따른 HMR(가정간편식) 및 밀키트 등 제품군 비중 확대와 소비채널 다변화, B2B 채널 사업환경 변화가 이뤄지는 중"이라며 "최근 식품 시장이 원브랜드 중심 제품출시가 증가하고 있고 OEM을 기반으로 제조라인을 구축한 업체들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시장이 다변화됨에 따라 공급 채널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HMR 시장이 확대되면서 식품 R&D 경쟁력이 중요해졌고 소비채널 다변화도 ODM 생산을 늘리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은 2020년 기준 HMR 시장규모를 약 4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년대비 5.2% 성장한 수치인데 밀키트 시장도 2025년까지 약 7000억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 식품주문이 늘어나면 ODM생산시장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2021년 기준 온라인을 통한 식품소비 비중은 약 24.3% 수준으로 집계됐다.

CJ프레시웨이 (23,500원 0.00%)는 특히 CJ그룹과 연계한 시너지가 크다는 평가다. CJ그룹은 햇반, 비비고, 고메 등 인기있는 HMR 상품군 브랜딩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OEM 및 ODM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인데 CJ프레시웨이와 CJ제일제당이 협업할 수 있는 품목이 늘고, 이와 관련한 제조라인 통합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R&D투자와 상품개발에 집중하고 생산은 CJ프레시웨이 같은 회사들이 맡는 구도가 유력하다는 것이다.

김민정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CJ 그룹 내부의 유휴자산을 활용해 제조솔루션 컴플렉스를 구축하고, 현재 일부 부족한 물류센터도 확보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투자들이 2023 년 그 효과를 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실적호조는 시장에서 생각하는 논리가 맞아들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CJ프레시웨이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액은 720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2% 증가했다. 분기매출 7000억원 달성은 2019년 4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6억원과 242억원으로 같은 기간 81.7%, 84% 성장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 1조2852억원, 영업이익 452억원, 당기순이익 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 103.7%, 241.7% 늘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식 경기 회복과 급식 거래 확대가 동시에 이뤄졌다. 2분기 식자재 유통 사업 매출은 55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4% 증가했다. 단체급식 사업은 1476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24.5% 성장했다. 재택근무 축소와 대면 수업 재개가 영향을 미쳤다. 골프장·워터파크·휴게소 등 레저 및 컨세션 사업이 리오프닝 효과로 45.3% 성장했다.

이처럼 기존 사업부 역량 강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제조라인 증설을 통해 한 단계 더 레벨업된 경쟁력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남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은 기존 사업부 성장성도 반영하지 못한 영역"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제조경쟁력까지 장착할 경우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가파른 현재의 상황도 CJ프레시웨이에 나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자재 가격상승과 그에 따른 비용부담은 있지만 판매가격 인상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식자재를 구매하는 소매가격은 상승폭이 이 보다 더 크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올라도 외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장열 상상인 증권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는 중단기 인플레이션 내성이 강한 주식으로 상대적 아웃퍼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2022년 예상보다 높은 성장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2023 년에는 지난 6 월 지분투자 통해 전략적 협업 기반을 마련한 마켓보로와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마켓보로는 B2B 식자재 유통 전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마켓봄'과 식자재 직거래 오픈마켓 '식봄'을 운영하는 업체다. CJ프레시웨이는 마켓보로에 403억원을 투자했다.

마켓봄은 국내 식자재 유통 SaaS 1위로, 6월까지 누적 거래액이 2조원에 달한다.CJ프레시웨이는 마켓보로와의 협업으로 식자재 유통 빅데이터 분석 모델을 지속해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B2B 식자재 유통시장을 한 단계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마켓보로가 보유한 8만여 중소 거래처가 확보되고 방대한 고객데이터 공동관리체계가 구축되는 만큼 소비자 니즈와 그에 맞춘 제조 인프라 운용이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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