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테니스 인기에 '슈퍼스타들' 감동... 'MZ세대 열풍까지' 실감한 코리아오픈

스타뉴스 올림픽공원=이원희 기자 2022.10.0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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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복식 결승에서 우승한 나다니엘 라몬스(미국·오른쪽), 레이븐 클라센(남아공)이 관객들에게 볼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2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복식 결승에서 우승한 나다니엘 라몬스(미국·오른쪽), 레이븐 클라센(남아공)이 관객들에게 볼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함성이 가장 큰 경기장에서 플레이했다."

2일 서울올림픽공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복식 정상에 오른 나다니엘 라몬스(29·미국)와 레이븐 클라센(40·남아공). 이들은 한국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보답하는 의미로 특급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테니스공에 사인을 한 뒤 관중석을 향해 라켓으로 공을 보내 선물했다. 그 이유에 대해 클라센은 "함성이 가장 큰 경기장에서 플레이했다. 뜻 깊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팬들의 응원에 감동한 테니스 스타는 이들만이 아니다. 이번 대회 단식 우승자 니시오카 요시히토(27·일본)도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영광"이라며 "너무 행복했다"고 고마워했다. '170cm 최단신'으로 신체적인 열세를 이겨낸 니시오카는 결승에서 '신성' 데니스 샤포발로프(23·캐나다)를 꺾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18년 중국 선전오픈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샤포발로프 역시 한국 팬들의 큰 박수와 환호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한국 팬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었다. 이렇게 한국 팬들이 많은 줄 몰랐고,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가슴이 따뜻해졌다. 한국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생겼고, 기회가 온다면 다시 서울에 오고 싶다. 제 이름을 불러주고 연호하는 것이 내가 테니스를 하는 이유다. 따뜻한 응원을 받았다.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9월24일부터 10월2일까지 열린 코리아오픈에 총 5만 1783명의 관중이 찾았다. 2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ATP 대회인 만큼 많은 테니스 팬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단·복식 결승전을 보기 위해 찾은 관중만 해도 9931명이나 됐다. 그야말로 구름관중이었다. 정현(26), 권순우(25·당진시청) 등 한국선수가 이미 탈락한 상황이었지만, 관중석을 꽉 채웠다. 이날 복식 경기 도중 비가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자리를 떠나는 이가 없었다.

응원 문화 역시 성숙했다. 니시오카나 샤포발로프가 멋진 플레이를 펼칠 때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인천에서 왔다는 김한나(28) 씨는 "한국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결승에 올라온 샤포발로프를 보고 싶었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현장 부스를 설치한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엄청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다. 지난 1일(정현·권순우 복식 경기가 열린) 같은 경우에는 (휠라코리아 부스에) 3000명 정도 오셨다"고 열기를 전했다.


2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니시오카 요시히토(일본·가운데)가 만원 관중 앞에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사진=AFPBBNews=뉴스12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니시오카 요시히토(일본·가운데)가 만원 관중 앞에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사진=AFPBBNews=뉴스1
코리아오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젊은 층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 남녀커플은 물론, 3~4명 함께 모여 경기를 관람했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서 불고 있는 테니스 열풍이 고스란히 코리아오픈으로 옮겨졌다.

'테린이 커플' 김명회(29), 최서정(26) 씨도 코리아오픈을 통해 데이트 시간을 보냈다. 김명회 씨는 "이번 대회에서 관중들이 젊은 층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며 "현장에서 잘 치는 선수들의 공을 직접 보니 더 빠르고, 멋있고 박진감 넘친다"고 설명했다. 테니스 10년차 임정민(20) 씨도 "테니스를 오래 했지만 경기장에 직접 와서 관람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영상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고 호호 웃었다.

코리아오픈을 관람한 김 모(35) 씨는 "원래 테니스를 좋아한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경기가 열린다고 해서 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코리아오픈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만 봐도 테니스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대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테니스 인구가 늘어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랐다.

한국 팬들의 뜨거운 응원은 국내 선수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권순우는 "테니스 붐이라고 들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실감 된다"고 얘기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2년 만에 코트에 선 정현도 "주변에서 테니스 인기가 많다는 것을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관중석이 꽉 차서 놀랍고 기뻤다"고 말했다. 정현은 SNS을 통해서도 "여러분들과 함께해 더욱 특별한 복귀전을 할 수 있었다. 함께 해서 행복했고 감사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겠다"도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나타냈다.

지난 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 복식 8강 경기. 대한민국 권순우가 안드레 예란손(스웨덴)-벤 매클라클런(일본) 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후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지난 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 복식 8강 경기. 대한민국 권순우가 안드레 예란손(스웨덴)-벤 매클라클런(일본) 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후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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