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충성맹세' 체첸 수장 "우크라에 핵무기 사용해야"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2.10.0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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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에서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디로프 수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거점인 리만에서 철수한 것을 비판하면서 "내 생각에는 국경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까지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디로프 수장의 언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30일 헤르손·자포리자·도네츠크·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내 점령지 4곳에 대한 영토 합병을 선포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모든 힘과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핵무기는 미국이 (일본에) 사용한 전례가 있다"라며 핵무기 사용에 대한 엄포를 놨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엔 상대국 군대에 맞서 전개하도록 설계된 저위력 전술 핵무기가 포함돼 있다.



그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푸틴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한 카디로프 수장의 저위력 핵무기 사용 주장은 가장 노골적이다.

카디로프 수장은 2004년 피살된 부친 아흐마트 카디로프 전 체첸공화국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7년부터 혼란에 휩싸인 러시아 내 이슬람 자치공화국 체첸을 통치해 왔다. 그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바로 체첸 내 국가근위대(내무군) 부대를 전장에 파견해 러시아군을 지원했다.

미국 정부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시 러시아가 직면하게 될 "대재앙의 결과"를 러시아에 경고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는 동부 도네츠크주 북쪽 관문 도시인 리만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카디로프 수장은 리만 지역의 러시아군 지휘관인 알렉산더 라핀 연대장을 "평범한 사람(mediocrity)"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를 이등병으로 강등시키고 훈장을 박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기본적인 군수품 보급 부족으로 인해 오늘날 우리는 몇몇 정착지와 넓은 영토의 일부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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