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사진=테크레이더
1일 증권가와 시장조사업체 등에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멈췄고, 3분기 이후로도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전분기 대비 10% 감소한 2억945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2분기 이후 분기별 출하량이 3억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어둡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제품군 수요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아이폰14도 달러 상승으로 10~20%의 가격이 인상됐는데, 4분기 이후 판매량은 장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BOA(뱅크오브아메리카)도 이날 보고서에서 "아이폰의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며 2023 회계연도(2022년10월1일~2023년9월30일) 아이폰 판매량을 2억1900만대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억4500만대보다 10.6% 낮은 수준이다.
그러자 애플도 생산량 조정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4의 초도물량 9000만대에 더해 연내 600만대를 추가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초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600만대 증산 계획을 백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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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실적' 공개하는 삼성 "불안해"…주가도 하락세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을 1억2900만대로 수준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1억3700만대) 대비 5.8% 줄어든 수준이다.
하반기 실적 감소도 불가피해 보인다. 수입하는 원자재 값은 달러로 계산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급등이 삼성전자에 직격탄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의 하반기 영업이익을 5조원 초·중반대로 예상한다. 작년 하반기(6조200억원)와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반기 줄어드는 스마트폰 판매량보다 실적 하락 폭이 더 클 수 있다"며 "원자잿값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장중 5만18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반등해 5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악의 경우 4만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애플도 전 거래일 대비 4.91% 하락한 14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6%가량 빠지기도 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애플의 시가총액은 1200억달러나 증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달 첫째 주 올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작년에도 10월 8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후 같은 달 28일 확정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