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게이밍 모니터도 인플레에 털썩...출하량 처음으로 꺾인다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2.10.02 08:00
글자크기
지난 3일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KT가 개최한 아마추어 e스포츠 게임대회 ‘Y칼리버 KT e스포츠 리그’ 결승전 모습./사진=뉴스1지난 3일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KT가 개최한 아마추어 e스포츠 게임대회 ‘Y칼리버 KT e스포츠 리그’ 결승전 모습./사진=뉴스1


게이밍 모니터 시장 성장세가 올해 처음으로 꺾일 전망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 둔화 여파가 TV와 스마트폰 등 대표 전자제품 시장에 이어 매니아층이 주를 이루는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게이밍 모니터 수요가 첫 제품 카테고리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올해 출하량 전망치를 2050만대로 예측했다. 전년 대비 10% 줄어든 규모다.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삼성전자 (80,000원 ▼2,200 -2.68%)LG전자 (91,800원 ▼700 -0.76%) 등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분야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주사율 100Hz 이상)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1.5%로 1위였고, LG전자가 12.9%로 2위다.



업계 내에서는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그 여파가 특수 성격을 띄는 시장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렌드포스도 유럽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와 북미 금리 급등으로 인한 소비 둔화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고사양 그래픽 카드 출시가 지연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고사양의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를 원하는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2020년 말부터는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집콕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8년 약 18억4000만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약 62억5000만 달러로 규모를 키우며 연평균 성장률 35.8%를 기록한 배경이다.

다만 관련업계는 올해 본격적으로 등장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게이밍 모니터 시장의 경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전체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약 0.4%의 비중을 차지한 데 이어, 내년에는 2%까지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예측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퀀텀닷)-OLED, LG디스플레이가 W(화이트)-OLED를 출시한 이후 모니터 세트업체들이 잇따라 이 패널을 채용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이 예상되는 OLED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월 OLED 패널을 탑재한 LG 울트라기어 OLED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였고, 이달 2일에는 IFA 2022에서 커브드 OLED 패널을 탑재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OLED만이 구현하는 압도적 화질은 물론, 가까운 곳에서도 한눈에 화면 전체를 볼 수 있어 몰입감 넘치는 게이밍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 QD-OLED를 적용한 34인치 게이밍 모니터를 출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이 아닌 OLED 패널이 탑재된 모니터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10월 말 삼성전자에 대한 패널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롭게 49인치 게이밍용 모니터로 수요처를 발굴, 삼성전자가 이를 채용한 모니터 신제품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 77인치 QD-OLED 패널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현재 8세대 원장에서는 77인치 TV용 패널 2장과 49인치 패널 2장을 뽑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OLED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상황"이라며 "패널 가격이 경쟁력을 얻고 다양한 추가 기능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성장 모멘텀을 얻는다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