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파트너 없는 국감 보험 이슈···"또 공염불" 우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2.09.30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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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정무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백혜련 정무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실손의료보험청구전산화(이하 실손전산화)와 보험사기, 한방병원 과잉진료 등 보험산업 관련 이슈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모든 이슈의 공통된 '카운터파트너'인 의료계의 책임있는 입장이나 의견은 사실상 듣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험 이슈가 결국엔 '공염불'로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올해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참석하는 총 44명의 증인(39명)과 참고인(5명) 중 의료계나 한방의료계를 대표할 수 있는 인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실손전산화와 보험사기, 한방의원 과잉진료 등의 보험 산업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실이 보험업계에 요청하는 자료들도 관련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손청구전산화는 진단을 받거나 진료를 본 후 내역이 자동으로 병·의원에서 보험사로 전달돼 실손의료보험금을 탈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종이서류와 씨름하다 청구를 포기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 편익과 연관된다. 그동안 기술이 없었던 게 아니라 의료계의 반대가 커 활성화가 안 되고 있었다.

한방병원 과잉진료는 자동차보험이 악용되고 있는 사례다. 자동차보험은 배상책임보험으로 진료비 내의 급여·비급여 치료 항목이 모두 보상된다. 특히 비급여는 국토교통부의 고시인 '자보수가기준'에 의거해 보험사가 전부 보상하고 있는 점을 일부 한병병원들이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총 2조3916억원 중 한방 진료비가 1조3066억원(54.6%)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양방 진료비 1조850억원을 넘어섰다. 2016년까지만 해도 한방 진료비는 4598억원, 전체의 27.7%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만 1조원 가까이 발생한 보험사기 역시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사기에 가담됐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사실상 일부 의원들과 이들과 결탁한 브로커들이 파 놓은 사기범죄에 가담하는 보험 가입자들이 우리 주변에 흔하다. 보험업계와 정치권 모두 범정부적 컨트롤타워를 세워 보험사기에 따른 실손보험 누수에 대응 방안 모색을 검토 중이고 방치책에 대한 논의가 국감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요한 이슈 모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는 의료계의 목소리는 정무위 국감에서 들을 수 없다는 점을 보험업계는 우려한다.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실손전산화나 보험사기 대응 등에 대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냈지만 보건당국과 의료계 등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특히, 실손전산화는 여야 이견이 없어 국감을 통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면 제도 개선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지만 반대측 의견을 들을 수 없다는 점에서 논의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관련 국감에서 소비자 일상생활과 관련된 부분인 보험 관련 증인도 고려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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