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화학, 3년 만에 1.5조 잭팟···배터리 필름 일본 품 벗어난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9.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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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전폭적 지원으로 '고성형 파우치 필름' 개발 및 양산 성공···"소부장 자립 모범"

율촌화학 파우치 필름 제조 현장 사진/사진제공=율촌화학율촌화학 파우치 필름 제조 현장 사진/사진제공=율촌화학


율촌화학이 연구개발(R&D)에 본격 착수한지 3년 만에 파우치형 배터리 필름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로써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일본에 100% 의존하다시피 한 배터리 필름 국산화에 성공,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전략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 무엇보다 중견기업 율촌화학과 대기업 LG에너지솔루션간 긴밀한 협업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율촌화학은 28일 LG에너지솔루션과 GM간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 2023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6년간 리튬이온배터리(LIB) 제조용 알루미늄 파우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규모만 약 1조4872억원이다.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산업계 문제로 대두됐을 당시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파우치 필름 국산화가 국책 과제로 선정됐으며 이에 율촌화학은 개발을 시작했다. 율촌화학은 농심의 대표 제품 포장재를 담당해왔던 기업이나 2020년 정기주총에서 이차전지 소재 제조 및 판매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율촌화학이 배터리용 파우치 필름 공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전기차에 들어가는 LIB는 크게 원통형과 파우치형, 각형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파우치형은 내부에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등을 보호할 수 있는 필름이 중요한 소재인데 그동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사실상 이 필름의 전량을 수입산, 그중에서도 일본산에 대부분 의존해왔다. 이 분야 대표 일본 기업으로는 DNP, 쇼와덴코 등이 있다. 즉, 율촌화학의 이번 양산 계약 체결은 파우치 필름 분야에서 일본산을 탈피하게 될 전기를 마련하게 됐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율촌화학이 이번 제품 국산화에 성공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전폭적 지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율촌화학이 제품 개발 및 양산화를 성공하기까지 고성형 파우치 관련 설계 및 기술 지원, R&D 인력 파견 등 전방위적 지원을 단행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율촌화학이 초창기 '일반 파우치 필름' 개발에 주력하고 있을 때 차세대 배터리용 '고성형 파우치 필름' 개발로 전환토록 조언했다.

성형성이란 균열 없이 필요한 모양 및 구조로 성형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고성형 파우치 필름은 기존 제품 대비 두께가 20% 가량 두꺼워 이를 통해 성형성과 안전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즉, 성형성이 높을수록 양극재, 음극재를 더 많이 넣어 배터리 용량을 키울 수 있다. 장거리 주행을 위한 고밀도 배터리가 점차 각광받고 있는데 이같은 시장성을 미리 예견한 조언이었다.


한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율촌화학의 이번 고성형 파우치 필름 공급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후방 지원으로 국가 전략 산업의 소부장의 국산화에 성공했단 점에서 '소부장 자립' 모범 사례로 평가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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