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전기굴착기 들고 먼저 출격…중장비 시장에도 친환경 바람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9.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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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그룹코리아 100% 순수 전기 굴착기 ECR25 출시. (좌측부터) 임재탁 볼보건설기계 영업서비스 부사장, 다니엘 볼벤 주한 스웨덴 대사, 토마스 쿠타 볼보건설기계 아시아 총괄 부회장, 앤드류 나이트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대표이사/사진=볼보그룹코리아볼보그룹코리아 100% 순수 전기 굴착기 ECR25 출시. (좌측부터) 임재탁 볼보건설기계 영업서비스 부사장, 다니엘 볼벤 주한 스웨덴 대사, 토마스 쿠타 볼보건설기계 아시아 총괄 부회장, 앤드류 나이트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대표이사/사진=볼보그룹코리아


건설업계가 친환경·탈탄소 전략을 앞세워 사업을 재편중인 가운데 이들에 납품하는 중장비 기기 제조 업체들도 잇따라 전기, 수소로 구동되는 장비를 출시중이다. 볼보그룹, 현대제뉴인, 두산밥캣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친환경 제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볼보그룹, 소형 전기 굴착기 아시아 첫 출시···"한국 건설기계 시장 전동화 주도할 것"
볼보그룹코리아의 2.5톤급 100% 전기 굴착기 'ECR25/사진=볼보그룹코리아볼보그룹코리아의 2.5톤급 100% 전기 굴착기 'ECR25/사진=볼보그룹코리아


글로벌 건설기계 전문 업체 볼보그룹코리아는 28일 장충동 크레스트 72에서 2.5톤급 100% 전기 굴착기 'ECR25'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이르면 올해 10월 고객 인도가 이뤄질 것으로 밝혔다. 국내 굴착기 시장 점유율 톱(Top) 5 업체 중에서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100% 전기 굴착기를 출시한 것은 볼보건설기계가 처음이란 설명이다.

임재탁 볼보건설기계 국내영업서비스 부사장은 "ECR25 전기굴착기는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고 충전 인프라 구축이 용이한 국내 건설기계 시장의 트렌드와 고객 수요를 적극 반영해 출시된 전략 모델"이라며 "탄소배출 제로, 저소음, 저진동 등 전기 굴착기가 지닌 강점들로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높은 활용성을 지닌 ECR25는 향후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CR25 외형 규격은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2m, 1.55m, 2.475m다. 총 세 개 배터리를 사용해 20kWh의 배터리 용량을 제공한다. 탑재된 배터리셀은 삼성SDI가 제작한다. 한 번 충전으로 평균 4시간 작동이 가능하다. 장비와 함께 제공되는 표준 충전기 사용시 완전 충전까지 6시간이 소요되고 옵션으로 제공되는 고속 충전 장치 이용시 1시간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또 볼보 텔레매틱스 기반 전기 장비 관리 어플리케이션(EMMA)을 통해 장비 충전 상태, 장비 위치 등 기본 정보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현재 대당 가격은 7500만원이나 정부 보조금 적용시 5000만원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보조금은 아직 확정전이다. 임 부사장은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사전예약 현황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분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왔다"며 "추가 시승회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10월 고객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제품은 큰 틀에서 볼보그룹의 지속가능성장 전략 일환에서 중요하다.


토마스 쿠타 볼보건설기계 아시아 총괄 부회장은 "볼보건설기계를 포함한 볼보그룹은 2040년까지 전 사업영역에서 탄소중립(Net zero) 가치 사슬을 형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매출의 35%를 전동화 장비를 통해 달성한다는 중간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건설기계 시장 전동화를 주도해 나가기 위한 투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보그룹코리아는 올해 4월 창원 공장에 전기 굴착기 첫 양산라인을 마련했다. 출력을 고려했을 때 중대형 굴착기에 대해서는 향후 수소 기반 연료전지 적용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임 부사장은 "장비에 수소연료전지 적용을 위해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많은 파트너들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제뉴인·두산밥캣 등 전기굴착기·수소굴착기·전기 트랙로더 등 속속 출시
(왼쪽부터)현대건설기계 1.8톤 전기굴착기, 두산밥캣의 '완전 전동식 로더' T7X/사진=각사 (왼쪽부터)현대건설기계 1.8톤 전기굴착기, 두산밥캣의 '완전 전동식 로더' T7X/사진=각사
볼보건설기계가 전기 굴착기 자체를 출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를 들어 22톤급 EC230 전기 굴착기는 이미 창원 공장에서 만들어 노르웨이로 수출되고 있다.

이번에 한국 시장에 전기 굴착기를 첫 출시한 것은 고객사로부터 그만큼 친환경 장비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충전 등 국내 인프라도 어느 정도 확충돼 가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볼보건설기계 관계자는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건설 관련 업종 등 거의 모든 고객사에서 친환경 장비를 빨리 제작해 달란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장 환경에 발맞춰 볼보그룹 뿐만 아니라 국내 내로라 하는 대표 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 중장비 기기들을 출시했거나 출시를 예고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지주사인 현대제뉴인 산하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023년 2월 1.7톤 전기굴착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기계도 1.8톤 전기굴착기를 이르면 2023년 초 출시할 계획이며 2026년까지 미니, 소형 전기굴착기 라인업을 완성해 전기굴착기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건설기계는 이미 세계 최초로 14톤 수소 휠 굴착기를 개발, 2026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두산밥캣은 지난 2019년 유럽 시장에서 업계 최초로 1톤급 전기 굴착기 E10e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는 원격 조정이 가능한 전동식 미니 굴착기 E35e를 선보였으며 이른 시일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두산밥캣은 유압 관련 부품을 모두 제거한 세계 최초 완전 전동식 콤팩트 트랙로더 T7X를 출시하는 한편 SK플러그하이버스와 손잡고 수소 지게차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장비 생산 전략을 가속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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