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 공급 막히면 차 생산 줄수 밖에...폭스바겐 "독일 밖으로"
![[니코시아=AP/뉴시스] 7일(현지시간) 키프로스 니코시아에서 양손을 묶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러시아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프로스 의회 화상 연설을 했다. 2022.04.08.](https://thumb.mt.co.kr/06/2022/09/2022092808272678357_2.jpg/dims/optimize/)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자동차 업계의 상황은 심각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힐데가르트 뮐러(Hildegard Mueller)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회장은 27일(현지시간) "회원사 중 10%가 현재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향후 몇 개월 동안 심각한 문제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뮐러는 "결과적으로 회원의 절반이 이미 계획된 투자를 취소하거나 연기했으며 5분의 1 이상이 현재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기업 폭스바겐마저 가스 대란을 피하기 위해 생산기지 이전을 검토 중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22일 "가스 대란이 올겨울을 넘어 장기화되면 생산기지를 독일과 동유럽 밖으로 옮길 수 있다"며 "이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검토하는 계획 중 하나"라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가장 높은 유럽 국가들인 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등에 주요 공장을 두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 각국이 천연가스 재고를 끌어올려 동절기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지만 내년 2분기 이후에는 자동차 감산 가능성이 있다"며 "1~8월 유럽 자동차 수요는 720만대로 전년 대비 11.8% 감소했는데, 추가 감소폭이 5%를 초과할 시 2023년 이후 유럽 자동차 수요는 연간 1000만대 수준을 하회하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체에도 부정적...현대차는?

자동차 산업 역시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1∼2위 기업인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가 생산 차질을 빚으면 완성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중에서는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37.3%), 넥센타이어(33.7%) 등이 유럽지역 매출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타이어 업계는 올해 3분기부터 물류비 하락으로 인한 실적 회복을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유럽 매출 비중은 각각 18%, 23.5%로 낮지는 않지만 독일 자동차 업체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입장인 만큼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비용 증가로 유럽 내 생산이 축소된다면 한국 또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공급난이 현실화되면 유럽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에너지 공급이 유리한 미국 등으로 이전할 수 있다"며 "최근 미국이 주요 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자국 내 생산 제품을 우대하는 등의 움직임이 겹치며 이같은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