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사진제공=메리츠화재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메리츠화재를 맡은 이후 질주도 빨라지고 있다. 2015년 당시 1690억원 수준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6631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 상반기만 46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올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먼저 손익계산서를 부문별로 쪼개 임직원 개개인이 각자의 성적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성과가 났을 때의 보상도 확실히 챙겼다. 조직의 부속품이 아닌 사업 독립체를 운영하는 '사업가 마인드'를 직원 개개인이 갖도록 하고 실적을 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려는 노력이었다고 메리츠화재는 설명한다.
공격적이고 기존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사업비 운영으로 인해 경쟁사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지만 "임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김 부회장의 신념은 외부의 시선에 상관없이 그대로 추진됐다.
모든 설계사가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영업관리자인 본부장으로 승격할 수 있고 성과를 계속 내면 임원도 될 수 있는 길도 만들어졌다. 또 비효율적인 보고용 문서 작성과 파워포인트 사용도 금지시켜 문서 작성이 기존 대비 80%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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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대면 결재를 없애고 전자 결재를 전면 시행해 업무 집중도도 높였다"며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회의는 없애고, 모든 회의는 30분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트리클 프라운' 달성…"당당한 업계 1위 만든다"김 부회장은 지난 7월 직원들에게 CEO 메시지를 통해 "우리 목표는 2025년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장기인보험 1등, 당기순익 1등, 시가총액 1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은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 CEO로 취임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수년안에 업계 2~3위가 아닌 당당한 업계 1위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손해보험업계에서 이른바 '넘사벽'으로 여겨졌던 삼성화재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도 하다.
많은 성장을 거두긴 했지만 메리츠화재의 자산규모는 아직 삼성화재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보험사는 자산이 체력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몸집을 더욱 키울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최근 5년여간 손보업계에서 메기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5위가 2~3위권으로 도약하는 것과, 1위를 꿰차는 것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메리츠화재가 얼마나 성장할 지 관심사"라고 말했다.